[남장현 기자의 브라질 24시] 새벽을 가른 교민들의 함성 ‘대∼한민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3일 06시 40분


파라과이 교민들이 11일(한국시간) 축구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 버번리조트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단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이구아수는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의 접경지대에 있다. 이구아수(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파라과이 교민들이 11일(한국시간) 축구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 버번리조트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단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이구아수는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의 접경지대에 있다. 이구아수(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파라과이 교민 등 100여명 이구아수 찾아
군악대까지 동원 행진곡으로 대표팀 환영

태극전사들이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포스 두 이구아수에 입성했습니다. 드디어 세계 8강을 향한 진짜 전쟁이 시작된 것이죠. 대표팀이 여장을 푼 버번 리조트에선 성대하진 않았지만 뜨거운 환영식이 열렸습니다. 현지 교민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이구아수 지역은 물론 파라과이 아순시온과 주변에 거주하는 교민 100여명은 이른 새벽부터 차를 몰고 4시간 거리의 이구아수를 찾는 정성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었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만이 찾은 이구아수 시(市)에선 감사의 표현인지, 군악대까지 동원해 애국가와 각종 행진곡을 연주해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언제, 어디서 듣더라도 가슴 뭉클한 “대∼한민국”의 힘찬 함성은 12일(한국시간) 이구아수의 대표팀 공식 훈련장인 플라멩고 스타디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든 출전국들에 반드시 1회 이상 팬 공개 훈련을 진행하도록 규정했는데요. ‘홍명보호’는 입성 당일 가벼운 훈련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땠냐고요? 7000명이 넘게 찾아왔다는 러시아만큼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많은 팬들이 경기장 관중석에 입장했습니다. 베이스캠프는 유치했어도 월드컵 개최도시는 아닌 까닭에 이구아수 시당국은 시민들이 월드컵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날 선착순으로 800명을 입장시키기로 했습니다. 이 중 580여장이 배포됐고요. 10여명의 교민이 찾아온 데 그친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의 팬 공개 훈련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꽤 컸습니다. 나름 활기차고 떠들썩했던 경기장 분위기와 달리 외신의 주목도는 상당히 낮았던 거죠. 외신 기자들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20명쯤 돼 보였는데, 모든 출전국들에 동행하는 FIFA TV 중계진과 로이터, AP통신 등의 사진기자 2∼3명이 전부였죠. 벨기에와 러시아, 심지어 알제리 등 우리와 만나게 될 H조 상대국 중 어느 나라의 취재진도 발견할 수 없었죠. 혹시 해당국 분석요원들이라도 방문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역시 없었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신원이 확인돼야 훈련장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한축구협회에 전혀 요청이 없었다고 하니, 결국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이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무관심은 무시가 될 수 있고, 가슴 아픈 일인데…. 그간 홍명보 감독은 “(상대국들이) 무시하는 게 우리로선 좋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천대 받아 자극 받는 쪽은 우리고, 자극한 쪽은 상대니까요. 그래서 더 기다려지네요. 제대로 수모를 갚아줬으면 합니다. 실력으로요.

브라질 이구아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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