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위하여’ 박성웅 “악역 아니다…어쩔 수 없이 방어하는 역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3일 06시 55분


영화 ‘황제를 위하여’의 박성웅은 거친 남자들의 세계에 뛰어들어 성공을 향해 맹목적으로 질주한다. 충청도가 고향인 박성웅은 모든 대사를 부산 사투리로 구사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영화 ‘황제를 위하여’의 박성웅은 거친 남자들의 세계에 뛰어들어 성공을 향해 맹목적으로 질주한다. 충청도가 고향인 박성웅은 모든 대사를 부산 사투리로 구사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영화 ‘황제를 위하여’의 두 남자 박성웅 & 이민기

두 남자가 있다. 이미 세상을 알아버린 남자 그리고 세상이 궁금해 그 끝이 보고 싶은 남자. 12일 개봉한 영화 ‘황제를 위하여’(감독 박상준) 속 박성웅과 이민기의 모습이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바닷바람처럼 거친 남자들의 세상을 그렸다. 박성웅과 이민기는 “영화는 남자들의 실체 없는 욕망을 닮았다”고 했다. 그 욕망을 함께 그려낸 두 배우는 나이를 넘어 끈끈한 신뢰를 쌓았다. 박성웅은 이민기를 두고 “그 앞에선 무장해제된다”고 했다. 벽 없이 서로를 의지하는 두 남자를 만났다.

● 황제캐피탈 대표 상하 역 박성웅

“과연 황제가 누구인지 생각해 볼만한 영화”


신경을 쏟지 않으면 좀처럼 유지될 수 없는 게 인간관계이다. 하물며 여러 분야, 다양한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다지기 위해선 상대를 향한 관심은 물론 꾸준하고 세심한 배려 역시 필요하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의미다.

배우 박성웅(41)의 주위에는 사람이 많다. 그에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호형호제’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덕분에 영화계에서도 인맥 넓기로 유명하다. 황정민, 곽도원부터 현빈, 한지민까지 연령과 성별도 여럿이다.

“영화 한 편 찍으면 4∼5개월 함께 살지 않나. 같이 있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친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게 맺은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박성웅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의 사연보다 오히려 그 주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다.

“한 번 생각해봐라. 내가 신인 때 동경해 마지않던 최민식, 황정민 형님 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고 있다. 허투로 할 수 없고 지나보낼 수 없는 인연이다.”

박성웅은 ‘의리’라는 말도 자주 꺼냈다. 요즘 유행어가 됐지만 그 전부터 자신은 ‘의리’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듯한 ‘자신감’까지 엿보였다. 지난해 2월 개봉한 ‘신세계’ 이후 참여한 영화가 여덟편에 이르는 원동력도 ‘의리’에서 출발한다. 심지어 주연영화 ‘황제를 위하여’ 개봉을 앞두고 비슷한 시기 공개된 ‘하이힐’에 조연으로 참여한 이유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과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됐다.

“장진 형님(‘하이힐’ 연출자)의 영화이니까. 하하. 먼저 출연한 영화 ‘찌라시’도 마찬가지다. (김)강우가 찾아와 함께하자 하더라. 솔직히 또 악역이라 망설였다. 하지만 출연을 고민하는 것보다 강우를 향한 내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했다.”

덕분에 영화 출연 횟수가 부쩍 늘었다. 최근 출연한 사극영화 ‘역린’처럼 주연보다 조연이 더 많았다. 분량에 따르는 아쉬움은 없었다. “연기할 땐 무조건 몰두하면 그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하다보니 주연 기회도 자연스럽게 왔다. 거대한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남자들의 아귀다툼을 그린 액션 누아르 ‘황제를 위하여’이다.

영화 속 그의 캐릭터를 단 한 줄로 표현하자면 ‘조직의 보스’. 영화에서 박성웅은 펄쩍펄쩍 살아 날뛰는 상대역 이민기와 만나 불꽃을 튄다.

“악역이 아니다.”

박성웅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처단’하는 데도 악역이 아니라는 주장. 그는 “어쩔 수 없는 방어였다”며 “과연 황제는 누구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영화”라고 했다.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를 빼고도 현재 두 편의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범죄스릴러 ‘살인의뢰’와 액션 ‘무뢰한’. 각각의 영화에서 그의 역은 연쇄살인마와 전설의 칼잡이다. 이번에도 평범하지 않다. ‘무뢰한’에선 베드신도 예정돼 있다.

‘바쁜 배우’인 그는 ‘휴일이 없는’ 아빠이자 남편이기도 하다. 아내는 연기자인 신은정, 다섯 살 아들도 있다.

“아내가 요즘 드라마 촬영하느라 더 바쁘다. 다행이지.(웃음) 다만 아들한테 미안하다. 그래서 ‘역린’ 무대인사 때는 데리고 다녔는데 많이 피곤해 하더라. 이번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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