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산복도로 르네상스’ 도시재생 성공모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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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계획가 등 이야기 재발견 성과… 쓸모없는 공간은 공동체 공간으로
보도 설치-LED 가로등 교체해 ‘걷기좋고 안전한 밤길’ 탈바꿈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대표 문화마을로 자리잡은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동아일보DB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대표 문화마을로 자리잡은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동아일보DB
부산시가 추진 중인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10년 7월부터 시작한 이 사업의 사업비는 486억 원, 139개 단위사업으로 추진됐다.

사업은 중·동구에 걸쳐 있는 영주동과 초량지역(1구역), 서·사하구에 걸쳐 있는 아미동과 감천지역(2구역), 동·부산진구 일원인 범일동과 범천동(3구역), 좌천·수정·주례동 일대(4구역)로 나눠 진행됐다.

이들 지역에는 53명에 달하는 마을계획가와 활동가들이 잊혀졌던 이야기를 재발견하고, 쓸데없는 공간들을 공동체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생활환경 개선. 사업지역 일대 도로는 핸드레일과 덱 계단, 보도 설치, 야간경관조명,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교체 등으로 걷기 좋고 야간에도 안전한 길로 탈바꿈했다. 8곳 486m의 도로가 새로 만들어졌고, 총 연장 9.28km의 보도가 정비됐다. 358면의 공영주차장도 들어섰다. 폐·공가와 유휴지는 주민쉼터와 마을버스 정류장, 소공원, 체육시설로 바뀌었다. 옹벽은 정감 있는 조형물과 타일 벽화로 꾸며졌다.

마을공동체 회복도 주요 성과 중 하나다. 모두 33곳의 마을공동체가 구성돼 협동조합이나 예비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등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 마을경제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마을카페와 공동작업장에서 마을신문을 만들거나 구술기록집을 발간하는 등 공동체 활동도 증가했다. 텃밭음악회, 마을합창단, 상자텃밭 운영 등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문화 및 관광 인프라가 구축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동구 초량동에는 이바구공작소와 김민부전망대, 중구 대청동4가에는 금수현의 음악살롱, 서구 아미동4가에는 최민식갤러리가 들어서는 등 8곳의 스토리텔링형 공간이 마련됐다. 예술·창작 공간 18곳, 우물터 복원 등 지역자산 특화시설 6곳도 새로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사하구 감천문화마을과 초량동 이바구길 인근에는 마을기업 창업과 리모델링 사업이 이어져 골목경제가 되살아났다. 감천문화마을은 마을 경관을 활용한 아시아 대표 문화마을로 자리 잡았고, 초량동 이바구길은 건축물, 인물테마 골목길 재생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은 안전마을, 공동체 활성화 모범 모델로 정착했다.

이 같은 성과로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대한민국 지역희망박람회 지역발전대상, 민관협력 우수사례 공모대회 대상, 지역공동체 활성화 발표대회 최우수상, 도시재생대학 통합발표회 대상 및 우수상 등 상을 휩쓸었다. 또 우간다, 탄자니아, 일본, 중국, 스리랑카,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독일 등의 고위 공무원과 대학 및 기업 관계자가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시는 이 사업을 주민 참여형에서 주민 주도형으로, 재원을 시비에서 국비로 다양화해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벌여 나갈 계획이다. 사업 추진도 행정지원 중심에서 민·관·산·학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 또 역사, 문화, 예술, 경관, 스토리텔링 등 주제가 있는 마을을 만들어 차별화된 재생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이종원 창조도시본부장은 “이 사업이 도시 재생의 새 지평을 연 만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국제 인증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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