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희망馬차’, 복지사각지대 누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2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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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 살던 일 년 전 만해도 매일 돌산을 20분 넘게 걸어 내려와 등교하면서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생활도 생각도 많이 달라졌어요. 이번 주말에는 태어나 처음 말을 탄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요.”

은지(12·가명)는 화장실도 없는 무허가 비닐하우스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아버지와 젖먹이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간 어머니를 대신해 은지를 돌보았던 할머니는 심각한 허리 통증을 앓았지만 치료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은지의 사연이 알려지고, 대한적십자사의 위기 가정 지원 사업의 수혜자가 되면서 은지의 삶은 변했다. 은지는 이제 경기 의왕시의 한 빌라에서 대학생 자원봉사 언니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고, 매달 생필품과 함께 할머니 치료비와 장학금을 지원 받고 있다.

은지처럼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존을 위협 받고 있는 취약 계층을 지원해온 대한적십자사가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이 7억5000만원을 지원해 공동사업 ‘희망馬차 달리기’를 진행하는 거다. ‘희망馬차’는 ‘우리 사회 그늘지고 외진 곳 어디든 달려가 희망을 선물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희망馬차 달리기 사업’로 의기투합한 ‘렛츠런재단’과 대한적십자사는 4대 취약계층(농어촌 아동, 노인, 다문화, 북한 이탈주민)의 2만5000세대를 선정해 기초생활물품을 제공하고, 매주 1회 이상 자원봉사자를 통해 보살핌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15일 렛츠런파크 서울 내 가족공원에서 열리는 기부금 전달식에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과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 외에 특별한 손님들이 함께한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는 은지를 포함해 취약계층 어린이와 보호자 40명이 초대됐다.

한국마사회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나들이가 쉽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3시간에 걸쳐 승마체험, 미니호스 점프쇼, 삐에로 공연, 팝콘·솜사탕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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