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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관피아 모셔놓고… 세금만 축내는 콘텐츠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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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관피아 모셔놓고… 세금만 축내는 콘텐츠공제조합

동아일보입력 2014-06-12 03:00수정 2014-06-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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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모아 콘텐츠기업 지원” 출범… 전직관료들 이사장-이사 맡았지만
10%도 못모으고 운영비만 바닥내
1000억 원을 모아 영세 콘텐츠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지난해 출범한 한국콘텐츠공제조합의 파행 운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돈은 목표의 10%도 못 모은 채 전직 관료들을 고위급으로 두고 수십억 원의 국민 혈세를 펑펑 쓰는 것을 두고 ‘관피아’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콘텐츠조합은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화려하게 출범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종민 이사장은 “자조 자립의 문화새마을운동이 시작됐다”며 “3년 동안 1000억 원을 모아 대출 및 보증 지원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국정홍보처 출신으로 문화부에서 고위 공무원(1급)을 지낸 이염 전 아리랑국제방송 경영본부장이 상근 전무이사로 합류했다.

하지만 현재 실적은 실망 그 자체다. 지금까지 모인 돈은 총 72억 원으로 출범 당시 60억 원에서 고작 12억 원 늘었다. 그중 30억 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경품용 상품권 수수료에서 낸 것이어서 간접적으로 국민이 부담한 셈이다. 직접 모은 돈은 네이버가 낸 30억 원, 조합사들이 낸 12억 원이 전부다.

돈이 안 모인 탓에 당초 계획했던 대출은 꿈도 못 꾸고 있다. 8개월 동안 40여 개 업체의 중소 규모 계약 총 50억 원에 이행보증을 서 준 것이 전부다. 문화부 관계자는 “최소한 500억 원은 돼야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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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원 부족한데도 거액 홍보용역 등 무책임 발주 ▼

‘관피아’ 콘텐츠공제조합

사정이 이런데도 당초 목표 1000억 원 운영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람을 뽑느라 운영비로 받은 국고보조금 30억 원을 대부분 써 버린 상태다. 조합 안팎에서는 ‘이러다 곧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지만 조합 측은 지난달 1750만 원어치의 장비 구입 공고를 내는가 하면 이달 초 6400만 원짜리 홍보대행 용역 공고를 올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국고보조금 반납 기한(6월 말)이 다가오자 무책임하게 써버리는 것 같다” “고위 공무원 출신이 있으니 정부에서 망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국고 지원을 요청할 때 사업계획서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재원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일단 문을 열고 보자’는 식으로 출범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액의 절반(500억 원)은 지원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대출 및 보증재원으로 240억 원을 요청했지만 기재부가 “사적 단체에 공공재원 투입은 불가하다”며 전액 삭감했다. 기대했던 금융권이나 대기업의 출자도 지지부진하다. 조합 관계자는 “성사된 곳은 물론이고 지원 의사를 밝힌 곳이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업계에서는 “괜히 헛물만 켰다” “전직 공무원들 자리만 만들어 준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김 이사장은 비상근으로 보수를 받지 않고 소정의 업무추진비만 받으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초기라서 다소 어렵지만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장원재 기자


#관피아#콘텐츠공제조합#재원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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