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률 0.52%P 더 올리는게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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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 지체장애 2등급
박승규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그 누구보다 건장한 청년이었다. 육군 25사단 장교로 군 복무를 했을 정도로. 그가 장애를 가지고 장애인을 위해 평생을 살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신임 이사장(71·사진)의 얘기다.

불행은 20대 후반에 갑자기 찾아왔다. 허리 통증이 심해져 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의병전역을 해야 했다. 이후 무역회사에 다닐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지만 5년 뒤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서른두 살이던 1975년이 되어서야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 뼈가 굳어가는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 판정을 받았다. 현재 고개를 온전히 돌리기 힘든 지체장애 2등급인 박 이사장은 “당시 장애인이 정상적인 직장에서 일을 한다는 건 꿈을 꾸기 어려웠다. 인생이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장사를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꾸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함께 국내에도 장애인 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 박 이사장은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단체를 찾아가 장애인운동 1세대로 성장했다.

한평생 장애인들의 일할 거리를 고민하며 살아온 그는 4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말 현재 2.48%에 머물고 있는 장애인고용 비율을 3%까지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현행법상 공기업은 3%, 민간기업은 2.7%까지 장애인을 채용해야 하지만 여전히 그 비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의무 고용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내면 되는데, 이 비용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 이사장은 “정부가 장애인 의무고용을 늘리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기업 스스로가 장애인을 고용하면 득이 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특히 장애인 고령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장애인구의 71.4%가 50대 이상이다. 그가 취임 후 장년 장애인 고용촉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 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며 “현재 대구 대전 부산 등 지방에 있는 직업능력개발원을 서울에 설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승규#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장애인 고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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