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의 전사 Road to Brazil] 남아공월드컵 2골의 주인공 이청용… 이젠 브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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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12일 06시 40분


이청용. 스포츠동아DB
이청용. 스포츠동아DB
21. 볼턴 이청용

축구 엘리트코스 밟고 대표팀서 맹활약
2011년 부상 슬럼프 후 경기력 회복세
브라질 2골 땐 한국인 첫 통산 4골 기록

2000년대 초반 K리그에선 서울(당시 안양LG)과 수원의 선수영입 경쟁이 극에 달했다. 고등학교에서 볼을 좀 차는 선수들은 대부분 안양이나 수원의 표적이 됐다. 당시 안양 지휘봉을 잡은 조광래 감독은 시선을 중학교로 돌렸다. 될성부른 떡잎을 일찌감치 확보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2003년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재능 있는 선수 5명과 계약했다. 그 중 한 명이 도봉중 이청용(26·볼턴)이었다. 그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나는 데 긴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 한국판 ‘라 마시아’ 1기

조광래 감독은 당시 선발한 어린 선수들을 별도로 관리했다. 구단에서 필요한 교육을 시켰다. 그 외의 시간은 축구훈련에 할애했다. 기술훈련이 대부분이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가 전 세계에서 모여든 축구 유망주를 관리하는 정책인 ‘라 마시아’의 한국판이었던 셈이다. 이청용은 차근차근 성장했다. 만 18세였던 2006년 K리그에 데뷔했다. 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서울 관계자들은 그의 활약에 만족했다.

2007년 세뇰 귀네슈(터키) 감독이 서울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이청용은 ‘푸른 날개’를 폈다. 귀네슈 감독은 어리지만 빼어난 개인능력을 갖춘 이청용을 주전으로 발탁했다. 이청용은 K리그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친구 기성용과 함께 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했다. 이를 발판 삼아 그는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며 ‘U-17(17세 이하) 대표팀∼U-20 대표팀∼U-23 대표팀’ 등 엘리트코스를 제대로 밟았다.

● 훌쩍 성장한 한국축구의 유망주

K리그를 대표하는 이청용은 곧바로 성인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2008년 3월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승선했다.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벤치에서 분위기를 익혔다. 2개월 뒤 국내서 벌어진 요르단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선발로 나선 그는 박지성의 골을 어시스트해 A매치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같은 해 9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선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켰고, 이후 대표팀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맹활약한 이청용은 2009년 여름 꿈에 그리던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던 볼턴 원더러스와 계약했다. 당시 대표팀 주장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다. 볼턴과 맨체스터는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고, 이청용은 어려웠던 선배 박지성과 막역한 사이가 됐다. 그 덕에 이청용은 박지성으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 새 역사의 주인공을 꿈꾸는 청년

이청용은 남아공월드컵에서 혼자 2골을 책임지며 한국의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선수 가운데 월드컵 단일대회에서 2골 이상을 터트린 선수는 안정환과 이청용 등 2명뿐이다. 이청용이 존경하는 선배 박지성도 월드컵 한 대회에서 2골 이상을 넣은 적은 없다. 이청용이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면 한국축구의 또 다른 역사 한 가지를 새로 쓰게 된다. 한국선수 중 월드컵에서 통산 4골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없다. 박지성, 안정환이 3차례의 월드컵에서 뽑은 3골이 최다다.

2011년 7월 프리시즌 경기 도중 살인적인 태클에 걸려 큰 부상을 입은 뒤 이청용은 슬럼프를 겪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에도 트라우마 때문에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히 지난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월드컵에서 4년 전과 같은 발군의 경기력을 발휘해주길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이청용(볼턴)은?
▲생년월일=1988년 7월 2일
▲키·몸무게=180cm·69kg
▲출신교=창동초∼도봉중 중퇴
▲프로 경력=FC서울(2003년∼2009년 7월), 볼턴(2009년 8월∼현재)
▲A매치 데뷔전=2008년 5월 31일 남아공월드컵 예선 요르단전(홈)
▲A매치 통산=55경기·6골
▲월드컵 경험=2010남아공월드컵
▲주요 경력=2008년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탈락,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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