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CO₂포집설비 세계적 수준…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 발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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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나선 공기업]<8>군살 빼고 기술혁신하는 남부발전
‘전력업계 노벨상’ 에디슨대상 받아… 발전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고지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미국 에디슨전기협회 연차총회에서 톰 쿤 에디슨전기협회 사장(왼쪽)이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에게 에디슨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제공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미국 에디슨전기협회 연차총회에서 톰 쿤 에디슨전기협회 사장(왼쪽)이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에게 에디슨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제공
5월 8일 경남 하동군 하동화력발전소에 세계 발전업계의 눈길이 쏠렸다. 고체 흡수제를 이용해 발전소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에 섞인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신기술이 세계 최초로 화력발전소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국남부발전은 이날 고체 흡수제를 이용한 10MW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설치하고 준공식까지 열었다. 이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는 기존의 습식 흡수제 방식보다 경제성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이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공기업도 맡겨진 일만 반복해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남부발전은 전력 생산이라는 본업에만 안주하지 않고 녹색성장 관련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부채 감축과 인건비 절감 등으로 군살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해 기업의 체질을 튼튼히 하고 성장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자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술력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하동화력발전소의 10MW급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는 연간 7만 t가량 이산화탄소를 모을 수 있는 규모로 소나무 140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남부발전은 내년에는 강원 삼척시에 건설 중인 삼척그린파워에 세계 최대 규모인 300MW급 상업용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남부발전은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 등 친환경기술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에디슨전기협회(EEI)의 연차총회에서 국외부문 에디슨대상을 받았다. 에디슨대상은 92년의 역사를 가진 전력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큰 상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한국전력이 1997년과 2006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으로 남부발전의 해외 사업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전력회사가 에디슨 대상을 받으면 전 세계 발전 프로젝트 입찰 경쟁에서도 상당한 이점을 가지게 된다는 게 전력업계의 평가다.

경영 정상화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 사업은 투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위험 부담이 작은 발전소 관리운영(O&M)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비핵심 사업은 이른 시일 내에 매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2500억 원의 부채를 감축하는 등 2017년까지 1조1460억 원의 빚을 줄일 계획이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매출 7조1206억 원으로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 매출 7조 원을 넘어서는 등 경영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건식 CO₂#포집설비#에디슨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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