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폭식시청族 잡아라” 국내외 콘텐츠업계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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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온라인 동영상 인기 끌면서, 드라마 등 3∼10편 몰아보기 확산
‘오래봐도 눈 안 아픈 TV’ 홍보도

김지현·산업부
김지현·산업부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들이 마침내 깨어났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그랜트 매크래큰 씨가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폭식(暴食)시청’ 문화에 대해 내린 평가입니다. 폭식시청이란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한 번에 3편 이상, 많게는 10여 편까지 몰아보는 새로운 시청 행태를 말합니다. 소파에 무기력하게 앉아 방송국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시청하던 ‘카우치 포테이토’들이 이제는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콘텐츠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폭식시청은 최근 미국과 영국 시장을 중심으로 주문형 비디오(VOD)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인기를 끌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글로벌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가입하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며 가입자 수가 올해 1분기(1∼3월) 기준 3570만 명으로, 1년 만에 22.3% 증가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특히 최근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자체 제작 드라마는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전략으로 인기몰이 중입니다. 중간광고를 건너뛰고 싶고, 다음 편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기 싫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공략한 겁니다.

실제 넷플릭스가 지난해 12월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가 “정기적으로 폭식시청을 한다”고 답했고 73%는 “폭식시청이 만족스럽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18∼34세 시청자들에게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전자업계도 ‘폭식시청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관련 마케팅을 전개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래 봐도 눈이 아프지 않은 TV’를 콘셉트로 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홍보하는 한편 몰아서 볼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디렉티비 등 콘텐츠 업체들과 손잡고 UHD 콘텐츠를 확대하는 중이고 21세기폭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함께 영화·다큐멘터리들을 모아 담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형태의 ‘UHD 비디오팩’도 내놨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타트렉, 엑스맨 등 인기 영화 시리즈를 비롯해 연내 UHD 비디오팩 콘텐츠를 40편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지현·산업부 jhk85@donga.com
#카우치 포테이토#그랜트 매크래큰#폭식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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