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World Cup]‘마케팅 월드컵’ 어떤 기업이 웃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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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행사 음료 코카콜라만 마실 수 있어
현대·기아차, 팀마다 버스-밴-트럭 제공

브라질 월드컵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파트너 소니의 경우 후원비로 3억500만 달러(약 3100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스폰서십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FIFA가 공식 파트너와 스폰서 기업에만 독점적으로 월드컵 로고와 휘장, 관련 이미지를 광고에 활용할 수 있는 특권을 주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 공식 파트너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현대·기아자동차, 에미레이트항공, 소니, 비자 등 총 6곳이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은 지상 최대의 마케팅 장소이기도 하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브라질 현장을 찾기도 하지만 수십억 명이 TV로 지켜보기 때문에 자사 로고를 노출시키려는 기업들의 전쟁이 불꽃을 튀긴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FIFA 파트너나 월드컵 스폰서로 계약하는 것이다. FIFA는 다른 업체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까지 취해 후원사를 보호한다. FIFA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막대한 비용을 치른 공식 스폰서의 권리를 위해 앰부시 마케팅(공식스폰서인 것처럼 위장해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겠다며 451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후원사마다 계약 품목은 따로 있다. 아디다스는 스포츠 용품을, 코카콜라는 음료를, 에미레이트항공은 비행기를, 현대·기아차는 승용차와 미니버스, 밴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FIFA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코카콜라를 제외한 타사 음료는 일절 판매 금지다. 코카콜라가 FIFA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FIFA 관계자가 투숙하는 호텔도 그런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FIFA는 이 호텔을 이용하지 않는다.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이를 현물지급 후원사(Value-in-Kind)라고 한다. 아디다스는 경기 공인구를 제공하는 것 외에 32개 본선 진출국에 공 50개(대회 전 25개, 브라질 도착 시 25개)와 12개의 볼 가방을 줘야 한다. 코카콜라는 대회가 열리는 공식적인 장소를 포함해 경기장 라커룸과 팀 베이스캠프 및 팀 전용호텔, 훈련장에 360개의 음료를 매일 제공해야 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FIFA 임직원들을 위한 자동차는 물론이고 각 팀에 팀 버스(44인용)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및 밴, 1.5t 트럭을 제공한다. 이처럼 후원사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모든 현물을 내놓아야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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