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① 변화의 수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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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에서 주인공 블랑슈 뒤부아(Blanche Dubois)가 동생 스텔라를 만나 뉴올리언스로 갔을 때 그녀가 가져간 건 드레스와 보석으로 가득 찬 비싼 여행가방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와 풍요로운 농장에서 자란 경험(her experience of growing up on a rich plantation) 그대로를 가지고 가죠. 블랑슈는 농장에서 예의 바른 신사들과 우아한 숙녀들(chivalrous gentlemen and elegant ladies), 사교댄스(ballroom dances)와 아름다운 결혼식 등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블랑슈가 근대적인 도시, 뉴올리언스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혼란과 공포(confusion and fear)에 휩싸입니다. 그 세상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겁니다(The world is not as she thought it was). 블랑슈가 자란 미국 남부에서는 큰 설탕농장이나 담배농장(a large plantation of sugar or tobacco)을 가진 부자들이 노예를 통해 농장을 유지하고 부를 축적했습니다. 여자들은 우아하고 아름다워야 했습니다(Women were expected to be graceful and beautiful). 아름답게 꾸민 여성들은 댄스파티에 가서 남편감을 만나곤 했죠. 그래서 품위와 부를 갖춘 아름다운 아가씨를 당시에는 ‘남부 미녀(Southern Belles)’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남북전쟁이 끝나고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after the Civil War and the abolition of slavery in America), 노예를 가졌던 사람들은 변화를 강요당했습니다(forced to change). 노예가 없는 생활에 적응해야 했고, 농장을 잃고 파산하기도 했습니다(lose their plantations to bankruptcy). 이렇게 남부의 몰락으로 그들의 풍요롭고 호화로운 삶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its riches and its luxury dimmed).

하지만 미국 남부와 그곳의 사람들이 변해가는 동안에도 블랑슈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티 하나 없는 하얀 드레스(a spotless white dress)를 입고 그녀의 전 재산인 여행가방 두 개를 든 채 늦은 밤 뉴올리언스의 어느 황폐한 거리(a run-down street)에 도착합니다. 그곳은 요란하게 떠드는 사람들(people talking boisterously), 남녀의 싸우는 소리, 거리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 소리(jazz music spilling out into the streets)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녀는 여동생의 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어떻게 이게 스텔라의 집일 수 있지?’라는 불신감(disbelief) 때문이었죠. 블랑슈는 가방을 내려놓고 위스키를 들이켭니다. 예전에 남부에서 짓던 그 표정, 황폐해진 남부를 닮아 있는 ‘그 남부 미녀의 웃음(the smile of a Southern Belle)’을 지으면서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In a sense),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이 변하면 우리도 따라 변하게 될까요? 만약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언젠가 우리는 블랑슈 같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we will find ourselves like Blanche).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다 이건 내가 생각하던 세상이 아니라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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