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대통령 순방에 의원 첫 파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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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소통정치 場 마련하겠다”… 靑 요청 받아들여 전순옥의원 동행
안철수 “중진들 先黨後私 믿는다”… 재보선 전략공천-물갈이 시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 ‘관피아 방지 특위’ 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의 말을 듣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 ‘관피아 방지 특위’ 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의 말을 듣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16∼21일)과 관련해 “야당 대표 의원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소통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취임 이후 해외 순방 때마다 야당 의원의 동행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불통 정권’의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행 의원으로는 전순옥 의원이 선정됐다. 전 의원은 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전 의원의 인연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 열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청계천 피복노조에서 노동운동을 벌이다 “노동자도 인간”이라며 분신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 8월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전 의원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거부해 불발됐다.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이 말하는 산업화,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개인이 아니라 수백만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일군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태일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와 달리 대통령 순방에 동행할 야당 의원을 보내면서도 박정희 정권에 맞서는 상징적 인물을 추천한 셈이다.

박 원내대표의 이 같은 변신은 요즘 당 안팎에서 화제가 됐다. 원내대표 취임 전 ‘강경파 1호’ ‘여전사’로 불렸던 박 원내대표는 연일 소통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매주 월요일마다 원내대표 정례 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리본이 달린 블라우스 등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옷차림도 눈에 띈다. 당 관계자는 “같은 여성인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7·30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여야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낙동강 전투와 같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전략공천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7·30 재·보선을 통해 권토중래를 꾀하는 것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보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을 예고한 대목이다.

당내에선 광주 광산을 공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 측에선 정찬용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정기남 정책위부의장,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 박원순 서울시장 측에선 기동민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손 고문 측은 이남재 전 대표실 차장, 박지원 의원 측은 김명진 전 원내대표 특보가 표밭갈이를 시작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박영선#전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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