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4강’ 동지들, 이젠 입으로 시청률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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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해설위원 속속 맡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브라질에서 현란한 ‘입심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말 현역에서 은퇴한 이영표(37)는 김남일(37·전북)과 함께 KBS 축구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안정환(38)과 송종국(35)은 MBC 해설위원을 맡았고, 차두리(34·서울)는 아버지 차범근(61)과 함께 SBS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여기에 지난달 은퇴한 박지성(33)도 SBS 방송위원으로 합류했다.

○ 초롱이와 진공청소기

이영표 해설위원은 10일 캐스터 조우종 KBS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춰 한국 축구대표팀과 가나의 평가전을 생중계했다. 현역 시절 그는 현란한 헛다리짚기와 지능적인 플레이로 ‘초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영표의 해설은 그의 별명답게 똑 부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음이 정확해 전달력이 있었고 상황 묘사와 분석도 치밀했다.

13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면서 3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이영표의 해설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대표팀 부동의 윙백으로 활약했던 그는 한국이 실점하자 “역습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속도가 부족한 게 분명하다. 공간을 내줬던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상대가 공을 갖고 있을 때보다 우리나라가 공을 갖고 있을 때 오히려 더 위험하다. 우리가 공을 갖고 있을 때 수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라운드에서 ‘진공청소기’라고 불리는 김남일은 입담도 거침이 없다. 그는 투박하지만 속 시원한 해설로 이영표와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 ‘아빠! 어디가?’ 삼인방

안정환과 송종국은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MBC 예능 프로그램인 ‘일밤-아빠! 어디가?’의 고정 출연진이다. 세 명의 조합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하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한 이들은 노련미와 안정감, 결정력이 조화를 이뤘다.

김성주 캐스터는 스포츠 중계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친근하면서도 노련한 진행이 장점이다. 송종국은 2002년 멤버 가운데 해설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2012년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K리그와 A매치 등을 해설하며 역량을 키웠다. 그만큼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MBC 중계진의 조커는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전 헤딩 골든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골 결정력이 뛰어난 안정환을 조커로 활용해 4강 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안정환은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운동장 안에(서 이야기해 줄) 감독이 없다. 수비수 눈이 없는 곳에 공격수가 있어야 한다” 등의 재치 있는 멘트를 날렸다.

○ 호화 라인업

SBS는 가장 화려한 중계진을 갖추고 있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차두리가 배성재 SBS 아나운서와 브라질 현지 중계를 맡았다. SBS는 월드컵을 앞두고 8일 ‘브라질 2014 특집 다큐멘터리-두리아빠, 축구바보 그리고 전설, 차범근’을 방영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역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차붐’ 차범근의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 박지성도 이들을 돕는다. 박지성은 지난달 현역 은퇴 기자회견에서 “해설을 하게 되면 선수들 비판을 너무 많이 할 것 같다. 후배들에게 그럴 순 없다”고 밝혔지만 9일 SBS 방송위원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박지성은 브라질 현지가 아닌 국내에서 한국 팀 경기를 비롯한 주요 경기 전망과 분석을 할 예정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박지성#안정환#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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