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직원이 ‘미션 174-비전 180’ 한마음 수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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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나선 공기업]<7>조직문화 바꾸는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 5월 30일 대전 대덕구 대전조차장에서 대형사고 대응훈련의 일환으로 지진이 났을 때를 가정해 철도 건설장비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는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 5월 30일 대전 대덕구 대전조차장에서 대형사고 대응훈련의 일환으로 지진이 났을 때를 가정해 철도 건설장비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는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이사장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수시로 조직을 개편하는데 자꾸 소속이 바뀌니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조직개편 때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자면 자주 만나서 의견을 들어야겠군요.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4월 28일 대전 중구 은행동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2월에 취임한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KR) 이사장과 직원 10명이 둘러앉아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 이날 모임은 전 직원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막내직원이 제안해 열린 ‘번개 미팅’이었다. 강 이사장은 이날 번개 미팅을 격월제 미팅으로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단이 번개 미팅에 참여할 직원 10명을 모았을 때 총 30여 명이 지원했다. 3월에 있었던 ‘CEO와 티타임’ 때는 직원들이 서로 빠지려고 해 ‘사다리 타기’를 했다는 소문마저 있었던 공단에 작은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10일 공단 관계자는 “방만 경영, 철피아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CEO와 소통을 제안하는 등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침체되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개혁의 시작이라는 분위기가 공단 내부에 생겨났다”고 말했다.

공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아래로부터 합의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지난달 30일 선포한 것도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작업 중 하나다. ‘KR 2020 뉴비전’이 그것. 비전이 성공하느냐는 직원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임직원 1362명 모두가 비전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3월 중순부터 본사 내 6개 본부와 5개 지역본부별로 직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바뀌어야 하는 조직문화, 공공기관으로서 공단이 수행해야 할 임무, 미래 먹을거리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안전’, ‘속도’ 등을 키워드로 한 미션 174건과 ‘유라시아’, ‘철도강국’ 등을 키워드로 한 비전 180건이 이 과정에서 나왔다.

강 이사장과 본부별 직원대표들이 2차로 모여 이를 바탕으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그 결과 ‘더 빠르고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철도 네트워크 실현’이라는 비전이 나왔다.

2020년까지 공단이 이뤄야 할 5대 전략목표도 마련했다. △철도 총 길이 3671→4980km로 늘리기 △철도건설현장 재해율 0.102→0.05%로 떨어뜨리기 △시설 개선율 14.6→80%로 끌어올리기 △사업수익 1254억→1조4000억 원으로 늘리기 △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 0.7→1.1배로 끌어올리기다.

강 이사장은 “국민교통편익 증진, 철도안전 강화, 부채감축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뉴비전을 설정했다”면서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공단은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공단은 고속철도(KTX) 건설 등으로 진 막대한 부채 때문에 부채 중점관리 18개 공공기관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공단은 2017년까지 전체 부채(23조2283억 원) 가운데 약 4%인 9409억 원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공단은 강 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영개혁추진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수익창출팀, 투자비절감팀, 방만경영개선팀, 비리척결팀, 총괄팀 등 5개 팀이 매달 분야별 개혁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직문화#한국철도시설공단#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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