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더 작고, 더 똑똑한 휴대용 의료기기… 눈에 보이지 않는 혈관까지 찾아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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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아큐베인 AV 400.
아큐베인 AV 400.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스마트시대라 명명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스마트기기라 하면 흔히 더욱 향상된 기능을 더 콤팩트하고 더 편리한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기기들을 의미합니다. 특히 모바일 형태의 소형화가 대세입니다. 손안에 들어오는 사진 인화기 덕분에 번거롭게 사진관을 찾지 않아도 되고 골프공 크기의 빔 프로젝터는 집이든 야외든 내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근사한 영화관으로 탈바꿈시켜 줍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이진한 의사·기자
얼마 전 심장동맥에 삽입하면 실시간으로 3D 이미지를 전송하는 1.3mm 크기의 초소형 의료용 마이크로칩이 개발됐고, 혈관을 통해 몸 안에 흘러 다니면서 약물전달, 진단, 심지어 수술까지 가능한 의료기기도 개발 중입니다. 무엇보다 건강검진에 활용되는 진단용 영상의료기기의 스마트화는 시공간의 제약을 획기적으로 없애 의료진은 물론이고 환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가령 초음파기기의 역사를 보면 점점 스마트해지는 의료기기의 트렌드를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초음파기기의 무게는 무려 200kg에 이르렀지만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점점 작아져 2009년에는 390g에 불과한 초음파기기도 출시됐습니다.

GE헬스케어의 스마트폰 크기의 휴대용 초음파기기 브이스캔(Vscan)은 의료진이 주머니에 휴대할 수 있어 병원뿐 아니라 어디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진료현장에서 즉각 환자의 몸속을 보면서 진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지멘스 헬스케어의 무선 초음파 진단 장비인 아쿠손 프리스타일(Acuson Freestyle)은 초음파 연결 케이블을 제거한 무선으로 휴대가 용이해 응급 차량 내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필립스의 CX50 컴팩트익스트림 초음파의 경우 노트북 크기의 사이즈이지만 진단 영상의 질은 프리미엄급인 초음파 시스템입니다. 또 부팅 시간이 짧아 위급상황에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혈관이 잘 보이지 않는 아이나 환자들에게 혈관이 잘 보이게 하는 적외선 의료기기인 아큐베인(AccuVein)의 AV 400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휴대하기 편한 무게 275g의 이 기기는 적외선이 나와 이를 피부에 비추면 피부 아래 10mm까지 투과해 정맥이 흘러가는 모양을 알려줍니다. 채혈하거나 필러 시술을 하거나 외과 하지정맥류 시술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병원의 의료장비는 더욱 작아지고 이동이 간편하여 환자의 진단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환자들이 가장 편안한 환경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고령화사회가 임박한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 의료계가 직면하게 될 난제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동에 제약이 있는 고령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확대가 시급해 질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빠른 속도로 스마트해지고 있는 의료기술 덕분에 큰 걱정은 안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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