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흉년 속 kt가 건진 보석 홍성무·주권

박효준 ML행 등 NC보다 신인지명 덕 못봐
홍성무 두둑한 배짱·주권 제구력 강점 위안

노성호, 이민호, 윤형배, 이성민. NC가 2011년과 2012년 여름 신생팀으로 우선 지명한 4명의 주인공이다. 2011년은 하주석(한화), 한현희(넥센), 박지훈(KIA), 윤명준, 변진수(두산) 등 특급 유망주가 즐비했다. 2012년도 조상우(넥센) 등이 돋보였다. NC가 고민 끝에 선택한 최고의 신인 4명 중 2014시즌 팀의 주축 전력은 우완 투수 이민호 뿐이다. 최고 중의 최고로 꼽혔던 윤형배는 아직 1군에 데뷔조차 하지 못했다. 그만큼 신인지명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일이다.

제10구단 kt가 9일 2015 신인 우선 지명으로 우완 투수 홍성무(21·동의대), 주권(19·청주고)을 선택했다. 지난해 우선 지명한 심재민(좌완), 유희운(우완)과 함께 kt의 1군 안착과 미래를 책임져야 할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다.

이번 우선지명을 앞두고 많은 구단 담당자들이 “최악의 흉년이다. NC와 비교하면 kt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이수민(삼성), 임지섭(LG) 등 뛰어난 투수들이 많았다. kt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심재민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최근 들어 가장 신인 자원이 부족한 시기라는 것이 각 팀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kt는 즉시전력 투수도 중요했지만 모처럼 나타난 대형 내야수 야탑고 박효준을 주목했다. NC 나성범처럼 야수진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후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박효준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심했고 곧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kt는 재빨리 방향을 바꿔 당장 내년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찾았다. 현장 실무진이 다각도로 정보를 수집하며 장단점을 파악했다.

kt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박효준이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파악해 4명의 투수를 놓고 고심했다. 부상위험이 있는 한명과 성장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투수를 제외했다. 그리고 당장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홍성무와 주권을 지명했다”며 “홍성무는 불펜투수로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 140km 후반 빠른 공과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이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배짱이 두둑한 점이 불펜투수로 강점이다. 주권은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인다.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키 184cm·몸무게 90kg의 홍성무는 2012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7경기에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4.26으로 주춤했지만 거침없는 몸쪽 승부가 돋보이는 투수다. 키 182cm·몸무게 83kg의 주권은 올해 5경기에서 4승, 방어율 1.08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kt의 우선지명 후보로 꼽힌 유망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