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해야지” 팬들의 시선 이겨내야 강민호가 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9일 06시 40분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29)가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에서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형 FA계약에 따른 부담감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강민호가 8일 문학 SK전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29)가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에서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형 FA계약에 따른 부담감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강민호가 8일 문학 SK전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FA 대박 이후 타율 0.216 등 극심한 부진
김시진감독 “스윙은 좋아…부담감이 문제”

롯데 김시진 감독은 7일 문학 SK전이 끝난 뒤 강민호와 숙소에서 10분간 따로 면담했다. 2014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FA 대박계약(4년간 75억원)을 맺은 강민호는 이번 시즌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7일 현재 50경기에 출전해 162타수 35안타 타율 0.216을 기록했다. 6홈런 18타점이다. 6월 들어 4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 1타점이다.

김 감독이 보는 현재 강민호의 문제는 마음이었다. 김 감독은 “훈련 때 타격을 보면 스윙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단지 FA선수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초대형 FA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첫해 성적은 대부분이 나빴다. 마이크 햄튼, 앨버트 벨, 배리 지토, 앤드류 존스 등이 그랬고 박찬호도 소위 ‘먹튀선수’ 명단에 이름이 자주 올라간다. 전문가들이 오랜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멘탈이었다. ‘팬들의 많은 관심과 엄청난 성과 기대치에 대한 부담감, 뭔가를 이뤄낸 뒤에 오는 허탈함 등이 선수들로 하여금 평상시처럼 야구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봤다.

강민호가 김 감독에게 털어놓은 문제점도 비슷했다. “팬들의 시선과 돈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처방도 메이저리그와 다르지 않았다. “지금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다. 수치가 그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방망이까지 더 잘하려고 하면 그것은 야구 신(神)이나 가능한 일이다. 부담을 버리고 야구를 편하게 하라. 감독인 내가 너를 믿어주는데 무슨 걱정을 하냐”고 했다.

지금 강민호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의 변화일지도 모른다. 야구를 하는 것이 즐거워서 아침을 기다렸던 리틀 야구선수 때나, 처음 롯데 주전자리를 차지해 매일 경기장에 빨리 나가고 싶었던 그때를 기억하는 것에서 답이 나오는지도 모른다.

문학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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