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해체의 아픔이 ‘시’가 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8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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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그 뒤에 (이규배 저·작은숲)

국내 시인 중 ‘격조있는 슬픔’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이규배 시인이 오랜만에 네 번째 시집 ‘사랑, 그 뒤에’를 내놨다.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시인을 꿈꾸었던 영민한 문학청년에서 운동권의 일원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올곧은 지향을 가르치던 스승으로 자신의 존재를 변화시켜 온 시인이다.

이규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아버지와 사별, 아내와 이별, 두 누님과의 연속된 사별, 6개월 뒤 다시 어머니와 사별하고 어린 두 자녀를 길러야 하는 현실 속에서 겪은 좌절, 아픔, 방황, 그리움, 신념, 희망을 노래한다.

1부 ‘사랑, 그 뒤에’, 2부 ‘설잠’, 3부 ‘사모곡’, 4부 ‘교감’ 총 4부로 구성됐다. 향가, 시조, 악부시를 공부한 현대시인답게 표현기법이 현대적이면서 구성과 전개가 단아하다.

신경림 시인은 이규배 시인에 대해 “화강암과 같이 단단한 구성 속에서 운율을 살려내는 시인”이라고 했다. 이번 시집 ‘사랑, 그 뒤에’는 가족문제와 관련된 개인적인 서정을 밀도있고 율동감 넘치는 언어로 비극적이면서 우아하게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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