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SK맨’ 이대수 “잡초는 어디서든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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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6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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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 스포츠동아DB
이대수. 스포츠동아DB
“잡초는 어디서든 죽지 않아요.”

이제 다시 SK 선수가 된 이대수(33)는 스스로를 ‘잡초’라고 표현했다. 2002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2007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고, 2010년 다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어야 했던 그다. 5년 만에 세 번째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친정팀 SK로 돌아가게 됐다. 그는 “이런 게 잡초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내 야구인생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내가 잡초였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잡초의 힘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대수는 3일 한화의 2군전용구장이 있는 서산에서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곧바로 대전으로 향했다. 야구장에서 짐을 챙기고, 다시 떠날 준비를 했다. 4일에는 인천으로 올라가 SK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7년간 몸담았던 팀으로 가게 돼 이전에 두산이나 한화로 옮겼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며 “SK는 연습생으로 입단해서 내가 가장 열심히 야구를 하며 꿈을 키웠던 팀이고, 1군 선수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팀이다. 15년 세월이 흐른 뒤 산전수전 다 겪고 다시 돌아가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웃었다.

물론 정들었던 한화를 떠나는 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는 한화에서 그토록 꿈꾸던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2011년)도 수상했고,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에는 첫 FA(프리에이전트) 계약도 맺었다. 그는 “한화는 내게 좋은 기억을 참 많이 만들어준 팀이었다. 한화에서의 시간들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이루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계기였다”며 “감사한 분들도 많았고, 좋은 동료들도 많았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 이 기억들을 발판 삼아 다시 친정팀에서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이대수는 이제 프로생활의 첫 터전으로 돌아가 야구인생의 네 번째 새 출발을 준비한다. 늘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 역시 “다른 곳이 아니라 인천으로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수구초심’.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고,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뜻한다. 이대수는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은 군산의 한 섬(신시도)이지만, 내가 프로선수로 태어난 곳은 인천이니 ‘제 2의 고향’ 아닌가”라며 “늘 그리워했던 고향에서 다시 한번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 잡겠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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