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미동맹 수정 요구 등 美싱크탱크에 선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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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한국국제교류재단 유현석 이사장이 3일 오후 미국 버지니아 주 한식당 우래옥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협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한국국제교류재단 유현석 이사장이 3일 오후 미국 버지니아 주 한식당 우래옥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협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세계 여론의 중심인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지도자들이 한국과의 ‘공공외교’ 강화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유현석)이 3일(현지 시간) 오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개최한 ‘2014 스페셜 라운드테이블’에는 CSIS의 존 헴리 소장과 빅터 차 한국석좌,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장, 제임스 퍼슨 우드로윌슨센터 공공정책 프로그램 책임자 등 13개 기관 주요 인사 16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안호영 주미 대사와 유 이사장, 윤금진 워싱턴사무소장 등이 참석해 워싱턴 싱크탱크 내 한국 정책 연구 현황을 평가하고 한미 연구 활성화 및 협력 방안, 미국 내 차세대 한반도 전문가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유 이사장은 “한반도 안보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워싱턴 싱크탱크들과의 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에 앞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되자 일본 정부와 민간이 올 초부터 워싱턴 싱크탱크에 인력과 자금을 쏟아부으며 대규모 선전전을 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 1월 미국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한 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번에 다시 미국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싱크탱크 인사들은 언제든지 정부 요직에 올라 실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일본 측이 워싱턴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자리 등을 통해 ‘한국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다’거나 ‘한국을 우대하는 미국의 동맹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등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는 발언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KF는 연 1, 2회 스페셜 라운드테이블을 정례화하고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한반도 및 아시아 지역 문제를 전공하는 젊은 연구자들을 한국에 초대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 주제도 기존의 북한 및 안보 중심에서 한국의 국제적 역할 등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일본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공공외교를 통한 국익 확대에 노력해 왔다. 최근에도 공익법인인 사사카와(笹川) 평화재단이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을 재단 이사장으로 영입하고 외무성의 공공외교 담당차관 산하에 싱크탱크 투자계획을 관리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 KF는 현재 일본이 워싱턴 여론시장에 쏟아붓는 자금의 100분의 1 정도로 추정되는 연간 100만 달러(약 10억2000만 원)의 예산밖에 쓰지 않지만 199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꾸준히 펼쳐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 CSIS에 이어 2일 SK그룹과 함께 브루킹스연구소에 한국석좌를 개설했으며 미국외교협회(CFR)와 우드로윌슨센터에 한국 연구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세계 상위 10개 싱크탱크 중 4개에 한국 연구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유 이사장은 “일본이 민간 공공외교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워싱턴 여론이 일본의 과거사 부정에 비판적인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의 주장이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한국국제교류재단#유현석#2014 스페셜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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