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헝거 게임 ‘세 손가락’… 태국 反쿠데타 상징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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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정치집회서 사용땐 체포”

영화 ‘헝거 게임’에서 선보인 ‘세 손가락 신호’(왼쪽). 1일 태국 방콕 시내에서 시위자들이 영화에 나오는 수신호를 쓰면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글로스터 홈페이지
영화 ‘헝거 게임’에서 선보인 ‘세 손가락 신호’(왼쪽). 1일 태국 방콕 시내에서 시위자들이 영화에 나오는 수신호를 쓰면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글로스터 홈페이지
‘세 손가락 신호’는 2012년 첫선을 보인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검지와 중지, 약지를 펴서 치켜드는 이 몸짓은 가상 독재국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반란과 혁명의 상징이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도와 존경의 표시로 쓰였다.

영화에 나왔던 ‘세 손가락 신호’가 태국 방콕에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태국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표시로 세 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 주말 방콕 시내에서 시위대 100여 명이 ‘헝거 게임’에 나오는 수신호를 본떠 일제히 세 손가락을 들었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개봉된 ‘헝거 게임’ 시리즈 중 ‘헝거 게임 2’는 지난해 개봉작 중 박스오피스 8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영화 속 독재에 대한 저항과 같은 의미로 쓰인 이 제스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반(反)쿠데타 운동가인 솜밧 분가마농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 손가락을 드는 것은 기본적인 정치적 권리에 대한 요구의 상징”이라면서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5시, 하루에 세 번, 세 손가락을 들자”고 촉구했다. 쿠데타를 반대하는 태국의 시위자들은 세 손가락이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거나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해석하는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군정 관계자는 세 손가락 시위에 대해 “개인이 독자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5명 이상 모인 정치 집회에서 그 같은 행동을 지속할 때는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헝거게임#쿠데타#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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