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손가락 신호’는 2012년 첫선을 보인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검지와 중지, 약지를 펴서 치켜드는 이 몸짓은 가상 독재국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반란과 혁명의 상징이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도와 존경의 표시로 쓰였다.
영화에 나왔던 ‘세 손가락 신호’가 태국 방콕에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태국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표시로 세 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 주말 방콕 시내에서 시위대 100여 명이 ‘헝거 게임’에 나오는 수신호를 본떠 일제히 세 손가락을 들었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개봉된 ‘헝거 게임’ 시리즈 중 ‘헝거 게임 2’는 지난해 개봉작 중 박스오피스 8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영화 속 독재에 대한 저항과 같은 의미로 쓰인 이 제스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반(反)쿠데타 운동가인 솜밧 분가마농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 손가락을 드는 것은 기본적인 정치적 권리에 대한 요구의 상징”이라면서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5시, 하루에 세 번, 세 손가락을 들자”고 촉구했다. 쿠데타를 반대하는 태국의 시위자들은 세 손가락이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거나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해석하는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군정 관계자는 세 손가락 시위에 대해 “개인이 독자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5명 이상 모인 정치 집회에서 그 같은 행동을 지속할 때는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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