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문 교수 “차별 경험한 탈북자들, 한국 민주주의 변화 요구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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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브루킹스硏 초대 ‘한국 석좌’ 캐서린 문 교수

“탈북자들이 언제까지나 보수적으로 투표하고 북한 정권에 반대할까.”

“북한은 일부가 희망하는 것처럼 고립돼 있지 않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초대 한국 석좌(Korean chair)에 임명된 캐서린 문 웰즐리대 교수(사진)는 2일(현지 시간) ‘한미관계의 국제화와 민주화’를 주제로 한 연구소 내부 강연에서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과 국제사회의 저지 노력, 한미 동맹의 전시작전권 전환과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 딱딱한 외교 안보 일색이던 워싱턴의 북한 담론에 비춰 보면 새로운 차원의 얘기였다.

연구소가 한국 석좌직 개설 및 초대 석좌 취임을 알리는 공식 행사로 마련한 이날 강연을 통해 문 교수는 그동안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운영해 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와는 다른 방향과 주제로 한반도 연구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시론적인 연구과제로 ‘한국의 민주주의’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접근’ ‘한미동맹의 지평 확대’ 등 세 가지를 들면서 북한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탈북자 문제에는 “한국 국적을 얻은 탈북자가 2만5000명을 넘고 정부 관리나 국회의원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차별과 고립을 경험해 왔다. 이들이 어떤 국민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것이 한국의 대내외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미국과 한미동맹을 어떤 식으로 평가할 것이며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보거나 그동안 평양을 잘못 다뤄 왔다고 생각하지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한국 민주주의에 변화를 요구할지 모르며 한국과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를 수용하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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