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철 “온갖 악행…괴로웠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4일 06시 55분


연기자 박정철.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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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리 종영 일일극 ‘천상여자’ 박정철

언니의 죽음에 악녀가 된 여자, 그리고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남자.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는 각기 다른 이유로 악을 선택한 두 남녀의 후회와 용서, 새로운 출발을 그리며 2일 막을 내렸다. 주인공 박정철은 6개월 동안 평균 17.3%의 높은 시청률로 7시대 KBS 일일드라마를 부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세를 위해 악을 선택한 남자
연기 고통스러웠는데 시청률 ↑
‘천상 여자’만나 감정공부 톡톡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골방에 몇 달 동안 혼자 갇혀 지낸 기분이다.”

연기자 박정철(38)은 ‘천상여자’를 끝낸 기분을 ‘고독’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는 출세를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를 6개월 동안 철저히 혼자가 된 느낌으로 연기했다. ‘악(惡)의 종합세트’라고 표현될 정도로 감정의 고조 없이 늘 극단으로 치닫는 대사와 지문 때문에 숨은 언제나 턱까지 차오르기 일쑤였다.

박정철은 “스스로에게 캐릭터를 설득하기도 힘들었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고통스러울수록 높아지는 시청률이나 주변 반응에 묘한 희열과 기운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 때문일까, 박정철은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배우로서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말로 ‘천상여자’를 돌아봤다. 그는 “악의 다양한 감정을 여한 없이 공부했고, 동시에 배우로서 나의 한계를 명확히 확인하게 해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연기자로서 성장과 함께 ‘천상여자’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열어주기도 했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던 4월12일, 7년 동안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해 한 여자의 남편이 됐다. 약 두 달 동안 신혼의 단꿈을 포기해야 했음에도 내조를 아끼지 않은 아내를 위해 박정철은 요즘 일일 요리사를 자처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는 “친형과 10년 동안 자취를 한 적이 있어서 웬만한 요리는 할 줄 안다. 닭볶음탕, 라볶이 등을 만들면서 그동안 깎였던 점수를 좀 따고 있다”며 웃었다. 이달 말 미국 하와이로 조금 늦은 신혼여행도 계획 중이다.

박정철은 결혼이 주는 심적인 안정감이 신기하고 놀랍다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평소 관심도 없던 주변의 꼬마 아이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결혼 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그는 “결혼 전까지는 늘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이었다면 결혼 이후에는 한층 안정된 느낌이다. 연기 때문에 힘이 부치는 순간에도 집에 돌아와 아내를 보면 알 수 없는 힘이 생겼다. 가족이라는 존재가 나를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예전보다 더 크고 묵직해진 책임감이 연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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