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GTX, 운정신도시까지 달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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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킨텍스 노선 연장해달라”… 파주시-시민단체 청원서 등 제출
거리 제한 완화돼 기대감 커져… 정부 “용역 끝나는 내년말 검토할 것”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시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인근 운정역에서 경의선을 이용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홍대입구 역까지 약 50분, 강남 신논현역까지는 약 1시간 반이 걸린다. 서울과 1시간 남짓한 거리의 경기 화성 동탄이나 김포 한강신도시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운정신도시의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지만 서울과 경기 남부를 오가는 광역교통수단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지난달 파주시와 파주철도유치시민연대, 운정신도시연합회 주민들은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파주 건설을 위한 청원서’와 ‘10만 명 서명부’를 제출했다. 정부가 2월 GTX 3개 노선 가운데 우선 착공하겠다고 밝힌 ‘서울 강남구 삼성역∼서울역∼연신내∼고양 킨텍스(36.4km) 노선’을 운정신도시까지 연장해 달라는 것이다. 연장 구간 길이는 약 6.7km. 이 노선이 연장되면 삼성동에서 파주 운정신도시까지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이미 건설이 확정된 ‘삼성∼화성 동탄’(37.1km)까지 연결할 경우 전체 구간은 80.2km로 늘어난다. 승용차로 2∼3시간이나 걸리던 경기 남부와 북부 지역을 1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는 셈이다.

파주시는 수도권 북부 최대인 3300만 m² 규모의 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20년에는 인구 7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구 30만 명 규모의 운정신도시가 들어서고 이들 주민 3분의 2 이상이 서울과 고양을 오간다. 광역교통수단이 부족한 파주시로서는 GTX 유치야말로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그동안 GTX 노선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 나왔지만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상 거리제한이 ‘전체 노선 길이 50km’에서 통근지역 기준으로 ‘반경 40km’로 확대되면서 희망이 생겼다. 수도권의 통근 기준점이 되는 서울시청으로부터 반경 40km 안에 파주시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운정3지구의 광역교통개선 대책 철도사업비로 이미 3000억 원이 확보된 상태다. 정부의 추가사업비 부담이 없다는 것도 파주 노선 유치에 긍정적이다. 파주시는 GTX 차량기지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파주까지 GTX가 뚫리려면 ‘경제성’ ‘사업방식’ 등이 검증돼야 한다. 파주시와 지역 시민단체 등은 고양 킨텍스∼파주 운정신도시 간 하루 이용객이 3만여 명에 달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업 방식도 킨텍스 구간까지 먼저 개통한 뒤 파주까지 연장하는 것보다 파주까지 한번에 건설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파주시와 주민들이 GTX 노선 연장을 요청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올해 안에 ‘GTX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그 결과가 나오는 내년 말 ‘파주 노선연장’ ‘사업추진 방식’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gtx#운정신도시#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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