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5주년… 中은 지금 準전시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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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 10만명… 192곳에 검문소, 베이징 전역 경찰견 650마리 투입

단오절 휴일인 2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의 톈안먼(天安門)과 마주 보고 있는 쯔진청(紫禁城) 앞 인도에는 X선 투시기를 통과하려는 사람들로 300m가량의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줄은 더 길어졌다. 군인들이 2열 종대로 인도를 따라 행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톈안먼뿐만 아니라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는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2개조(6명이 한 조)씩 짝을 지어 차량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6월 4일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주요 대도시에서 전시상태에 준하는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2일 보도했다. 당국은 최근 군대와 무장경찰, 소방서 등에 통지문을 보내 ‘상급 전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보쉰은 이런 상황이 앞으로 두 달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에서는 단오절에 열리는 용선(龍船) 축제도 취소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베이징 곳곳에 보안요원 10만여 명이 배치됐다며 최고 수준의 경계령이 발동됐다고 보도했다. 또 지하철역에서도 공항 수준의 강도 높은 검문검색이 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안은 아울러 시 전역에서 경찰견 650여 마리를 방범활동에 투입하고 있다고 신징(新京)보가 이날 보도했다.

사이버 공간에 대한 검열도 대폭 강화돼 이날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곳곳에서 구글 접속이 일부 차단됐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감시하는 블로그인 ‘그레이트파이어’는 중국 당국이 소위 ‘인터넷 만리방화벽’이라는 검열 시스템을 이용해 중국 전역에서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톈안먼 사태 발생일(1989년 6월 4일)을 뜻하는 8964 등의 검색이 차단됐다.

공안은 체제 비판적인 언론인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중화권 언론들은 공안당국이 최근 홍콩의 유력 언론인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톈안먼 25주년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체포된 언론인은 신웨이(新維)월간 창립자인 왕젠민(王建民)과 야저우(亞洲)주간 전 고급편집인 궈중샤오({中校)로 불법 출판물 간행 혐의를 받고 있다. 왕젠민은 톈안먼 사태 재평가 관련 기사를 작성해 왔으며 궈 전 편집인도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써 왔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텐안먼#단오절#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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