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둑은 이창호 9단이 승리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10대 김진휘의 승리. 초반은 백을 쥔 이창호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완착으로 흐름이 흑 쪽으로 기울었다.
첫 번째 완착은 72로 한 칸 뛴 수. 이 수는 참고 1도처럼 백 1로 들여다볼 자리였다. 백 5까지 백은 연결이 된 상태고 흑은 근거가 없이 쫓기는 모양새다. 게다가 백은 백 ‘가’, 흑 ‘나’, 백 ‘다’로 나와 끊는 수도 있어 편한 형세. 흑은 백의 완착을 틈타 좌변에서 모양을 갖춰 한숨을 돌렸다.
이창호는 선수를 뽑아 112로 상변에 걸쳐갔다. 아직은 백의 흐름. 이때 두 번째 완착이자 사실상 패착이 나온다. 실전에서는 114로 위로 붙인 데 이어 120으로 끌었다.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이 수가 패착이었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어 백 3까지 먼저 패를 해야 했다. 좌변과 좌상귀 백만 안정되면 백이 실리가 많다. 즉각 흑은 백의 실착을 121로 응징했다. 그 결과 꽤 집이 날 것 같은 좌상귀는 겨우 두 집을 내고 살았다. 흑의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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