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부산/경남]광역단체장 후보 5인 ‘동남권 신공항’ 2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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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때마다 공약사업으로 등장

“신공항이 무슨 약방의 감초입니까. 선거 때만 되면 들고 나오니 원….”

6·4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영남권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가 ‘동남권(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온 데 대해 비판적 여론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지역민을 우롱하는 작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대구·경북과 울산·경남지역에서는 ‘경남 밀양’을, 부산지역은 ‘부산 가덕도’를 후보지로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신공항의 가덕도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2월 출마 선언을 강서구 가덕도에서 할 정도로 ‘가덕도 신공항’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지금 진행되는 항공수요 조사는 물론이고 앞으로 있을 신공항 타당성 조사에서도 입지 조건이 좋은 가덕도가 건설 예정지로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공항을 부산, 울산, 경남을 포괄하는 광역권 중심축으로 삼아야 하고 민자사업보다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8일 가덕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었다. 당의 주요 당직자와 지역 국회의원이 총출동해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다짐하는 결의문도 발표했다.

서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지금까지 신공항 추진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시민의 손으로 민자 유치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항공수요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므로 대구·경북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금처럼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면 정치 논리가 개입할 수밖에 없어 무산 가능성이 큰 만큼 아예 부산이 중심이 돼 민간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여당의 힘으로 뭘 하겠다는 논리는 부산시민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라고 몰아붙였다.

새누리당이 가덕도에서 선대위를 연 것과 관련해 대구시장 후보들은 발끈했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 측은 최근 당 지도부에 “남부권 신공항은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문가의 결정에 따른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정부가 수요 입지를 조사 중”이라며 “중앙당이 지방선거 지원을 위해 근시안적 대처를 하고 있다”고 따졌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지난달 31일 권 후보와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을 모두 소집해 선대위를 열고 남부권 신공항 유치에 관한 중앙당의 방침 정리를 요구했다. 권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부산 신공항 유치’를 거들었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신공항 입지는 국제 전문가가 중심이 된 평가단에서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권 후보의 주장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했다. 그는 ‘남부권 신공항, 김부겸이 지킨다’는 캠페인을 열면서 “가덕도 건설 추진을 막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는 “지역 이익이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신공항을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 측은 “신공항은 밀양으로 와야 한다. 다만 입지 선정은 정부에 일임하고, 남부권 신공항에서 탈락한 지역은 그에 걸맞은 국책사업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각종 선거의 ‘단골’로 등장한 신공항 건설 및 입지 문제는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6월 영남권 5개 광역단체는 항공수요 조사와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입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강정훈 manman@donga.com·조용휘·장영훈 기자
#6·4지방선거#공약#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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