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황토현 전적지에 동학 농민군 유해 모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정읍시, 18년 방치 논란에 서둘러 추진
1995년 日서 발견후 국내서 보관

동학농민혁명(1894년) 당시 농민군 지도자의 유해가 곧 영면할 곳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정읍시는 전주역사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돼 온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유해를 정읍시 황토현 전적지에 모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황토현 전적지는 농민군이 관군을 처음 대파했던 곳으로, 정부가 기념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기념공원에는 동학농민혁명 희생자를 모실 대규모 묘역과 위령탑이 들어설 예정이며, 이미 희생자의 위패를 모신 사당도 있어 오래전부터 최적지로 꼽혔다.

동학 단체와 기관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읍시는 유해를 보관 중인 전주역사박물관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유족회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북 김제의 ‘무명 농민군 묘역’을 비롯한 제3의 장소에 모시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은 일부 남아 있다.

정읍시와 전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등은 이르면 다음 달 안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안장 절차와 방법, 시기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유골은 1995년 일본 홋카이도대의 한 창고에서 ‘1906년 진도에서 효수된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머리)’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됐다. 애초 전남 진도의 동학지도자 박중진으로 추정됐으나 유전자(DNA) 감식을 통한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유골은 관련 단체의 노력으로 1년 뒤인 1996년 국내로 봉환됐으나 지금까지 안치할 묘역을 찾지 못해 전주역사박물관 지하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정읍시 관계자는 “농민군 지도자의 유해를 18년이 넘도록 사실상 방치한 것은 후손들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동학농민혁명의 성지인 정읍의 황토현 전적지에 모시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안장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동학농민혁명#전주역사박물관#유해#정읍시 황토현 전적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