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경은 1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올 시즌 가장 치열한 우승 다툼이 벌어졌다. 김해림(1번홀)을 시작으로 김민선(3번홀), 김하늘(4번홀), 장하나(8번홀)가 번갈아 선두자리를 차지하며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우승자가 결정된 건 마지막 18번홀(파4)이었다.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연속해서 2번이나 성공시킨 허윤경이 주인공이었다.
선두 김해림(25·하이마트)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허윤경은 16번홀에서 김하늘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17번홀(파3)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2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선두를 지켰고, 18번홀(파4)에서도 3.5m 거리의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허윤경은 지난해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1년 여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수확했고,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해 상금랭킹 6위에서 1위(2억4429만원)로 올라섰다.
프로 5년 차를 맞은 허윤경은 데뷔 후 유난히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2010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2년엔 무려 4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다. 올해도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오픈에서 김세영(21·미래에셋)과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다행히 실패는 허윤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허윤경은 “그동안 준우승을 7번이나 했다. 그 중 ‘몇 번만 우승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아쉬움보다 골프를 더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라면서 “2승을 하기까지 많은 내공을 쌓아왔고, 오늘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허윤경은 다음 목표를 메이저 우승으로 잡았다.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는 6월 19일 개막하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이다.
한편 15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려 통산 9승을 눈앞에 뒀던 김하늘은 마지막 2홀을 버티지 못했다. 17번홀에서 파 퍼트를 놓친 데 이어, 18번홀에서도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해 우승을 놓쳤다. 신인 백규정(19·CJ오쇼핑)은 장하나(22·비씨카드), 고진영(19)와 함께 공동 3위(합계 9언더파 207타)에 올라 신인왕 랭킹 1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