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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금융권 취업 ‘문턱없는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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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금융권 취업 ‘문턱없는 바늘구멍’

동아일보입력 2014-04-02 03:00수정 2014-04-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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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 학력제한 없어졌지만 금융사 실적 악화로 채용 줄어 올해 8월 대학을 졸업하는 김경화 씨(25)는 요즘 습관처럼 채용 사이트를 확인한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NH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대졸 채용공고를 낸 금융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뽑는 회사는 별로 없는데 나이, 학력을 따지지 않는 열린 채용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금융권 취업문이 ‘문턱 없는 바늘구멍’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은행, 보험, 금융공기업의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영실적이 나빠진 금융사들이 매각이나 통폐합 같은 경영상의 변화, 공공 부문 개혁 같은 정책 리스크에 직면하자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동아일보가 1일 주요 시중은행과 보험, 카드, 금융공기업의 올해 채용 상황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1∼6월) 중 대졸 공채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두 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졸 공채를 진행했던 KB국민 우리 하나 IBK기업은행 등은 채용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대졸 250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100여 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작년에 3월부터 채용을 시작해 423명의 대졸 신규 행원을 뽑았지만 올해는 하반기로 채용을 미뤘다. 상당수 은행이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다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영상황만 놓고 보면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게 맞지만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를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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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금융공기업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이 채용 축소에 나섰다.
농협-신한銀 상반기 채용… 13곳은 일정 못잡아 ▼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통합 문제로 구체적인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업계 상위 회사들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신입직원을 안 뽑았던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올해 하반기 채용을 예고한 것이 그나마 희소식이다.

금융권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이유는 ‘저수익 저성장’의 시장 환경이 고착화되면서 금융사들의 ‘기초체력’이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 원으로 전년 대비 53% 이상 쪼그라들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수익성 악화로 은행들이 적자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데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이 활성화되면서 금융사 인력 수요가 줄어든 것도 채용 문을 좁히고 있다. 지난해 6대 시중은행은 133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잇달아 지점을 통폐합을 하면서 기존 영업점 인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인데 신규 채용을 어떻게 늘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고졸, 경력단절 여성 등의 채용을 늘려야 하는 것도 대졸 채용을 늘리는 데 부담이 된다.

인문·상경계 중심의 금융권 채용 패턴도 바뀔 것으로 보여 취업 준비생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금융 등이 중시되면서 이공계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 이공계 채용 비중을 지난해의 2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위한 이공계 심사인력 수요가 늘어나면 이공계 등 새로운 분야의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정임수 기자
#금융권 취업#금융사#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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