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신라면배 바둑’ 박정환, 새로운 해결사 등극?…스웨와 ‘마지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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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8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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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 동아일보DB
박정환 9단.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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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바둑에서 박정환(21) 9단이 한국과 중국의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박정환 9단은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 15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13국 대결에서 중국 대표 저우루이양 9단을 203수 간의 혈전 끝에 꺾고 마지막 대결을 기다리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초반 강동윤 9단이 2연승을 거뒀지만, 최철한 9단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중국의 천야오예 9단에게 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국 랭킹 2위 김지석 9단은 일본 장쉬 9단을 꺾으며 일본 바둑을 전원 탈락시켰다. 하지만 김지석도 탄샤오 7단에게 패하며 박정환 9단과 중국 기사 3명의 1:3 싸움만이 남게 됐다.

박정환과 탄샤오의 승부는 한마디로 '대역전극'이었다. 박정환은 날카롭게 실리를 파고든 탄샤오에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탄샤오 7단의 어정쩡한 끝내기 약점을 잘 파고든 끝에 승부를 뒤집었다.

27일 박정환과 저우루이양의 대국은 그야말로 혈투였다. 박정환은 초반 치명적인 위기를 간신히 넘긴 뒤, 저우루이양의 느슨한 대처를 파고들어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여기부터 제가 직접 둬도 이길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김성룡 9단은 박정환에 대해 "끝낼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끝내는 기사"라며 조훈현-이세돌 9단을 예로 들만큼 신을 냈다.

그러나 박정환도 조금 신을 냈던지, 또다시 큰 실수를 범했다. 중앙 대마가 모조리 죽을 수도 있는 대위기를 맞은 것. 박정환은 가까스로 패를 만들어내며 버틴 끝에 팻감을 모두 소진한 저우루이양을 말려죽여 이틀 연속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한국 바둑랭킹 1위인 박정환은 이로써 중국 주장 스웨 9단과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지난해 국제대회 개인전 타이틀 무관에 그치며 절치부심한 박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칼같은 계산과 두려움 없는 모험수로 연일 명승부를 생산해내고 있다.

박정환이 스웨마저 격파하면 한국은 이 대회 12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제15회 농심신라면배의 총 상금은 10억원,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박정환은 지난해 농심신라면배에서도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우승을 만들어낸 바 있다. 박정환이 과거 한국 바둑의 수문장으로 불리던 이창호의 뒤를 이어 '농심신라면배의 해결사'로 떠오르게 될까. 박정환과 스웨의 농심신라면배 바둑 '마지막 승부'는 28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진다. 박정환과 스웨의 대국은 농심신라면 홈페이지를 비롯해 타이젬, 사이버오로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박정환 9단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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