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산절벽’… 2013년 합계출산율 고작 1.19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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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흑룡해 지나자 급감… 1000명당 신생아 8.6명 사상 최저
13년째 ‘초저출산국’ 머물러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 역시 4년 만에 1.2명 아래로 낮아졌다. 정부가 출산장려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출산 관련 지표가 더 나빠진 것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3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이 지난해 8.6명에 머물렀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에는 신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출산 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총 신생아 수가 43만6600명으로 2012년의 48만4600명에 비해 9.9%(4만8000명) 줄었다.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였던 2005년(43만5000명)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합계출산율 역시 지난해 1.19명에 그쳐 2001년 이후 13년째 초(超)저출산국(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인 국가)에 머물렀다.

신생아 수가 급격히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전해의 신생아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2012년에 국민들 사이에 “흑룡의 해인 임진년에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속설이 퍼지며 출생아 수가 48만 명을 넘어섰고, 이 때문에 이듬해인 지난해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뜻이다.

특정 해에 신생아 수가 급증하면 다음 해 출산율이 급감하는 현상은 2007년에도 있었다. 당시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 운을 타고난다’는 소문이 퍼져 신생아 수가 49만3200명으로 급증했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전년 대비 2만7300명 줄어 46만5900명에 그쳤다. 윤연옥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흑룡해나 황금돼지해 등에는 둘째 이하 자녀 출산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인구 구조 역시 신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 5명 중 1명(20.2%)은 35세 이상 고령 산모였다. 고령 산모가 전체 산모의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과)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줄었지만 그 이전 3년간은 국내 출산율이 증가 추이를 보였다”며 “출산에 대한 여성들의 부정적 인식이 줄고 있는 만큼 보육시설 강화와 보육료 지원 등 출산장려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출산율 최저#초저출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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