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무분별한 性언어,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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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性 방해… 범죄 이어질수도
야한 문자-사진 주고받는 ‘섹스팅’ 美 청소년 사이 급증… 사회문제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성(性) 언어가 정신건강을 해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2012년 조사한 ‘청소년 언어실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97%, 중고교생 99%가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욕설과 비속어 빈도는 ①‘ㅈ나’ ②‘ㅆ발’ ③‘새끼’ ④‘개-’ ⑤‘쩔다’(대단하다) ⑥‘씨’ ⑦‘병신’ ⑧‘ㅈ라’ ⑨‘빡치다’ ⑩‘개새끼’ 순이었다. 이외에도 ‘지랄’(15위), ‘ㅈ되다’(17위), ‘뒷담까다’(30위), ‘ㅆ새끼’(32위), ‘ㅈ같다’(33위), ‘엄창(엠창)’(37위), ‘찐따’(38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욕설 사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남발하는 성 관련 욕설이 성 의식을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성범죄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섹스’와 관련된 내용으로 문자와 사진, 동영상 등을 주고받는 ‘섹스팅(sexting)’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섹스팅은 성(sex)이라는 단어와 문자를 주고받는다는 뜻의 텍스팅(texting)을 결합한 신조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발간한 ‘커플, 인터넷, 소셜 미디어’라는 보고서에서 “섹스팅을 하는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섹스팅을 하는 10대 청소년들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을 생각할 확률이 높게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뉴턴에 있는 ‘교육발달센터’가 24개 고등학교 학생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섹스팅 경험자 13%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한 비율 3%보다 4배 이상 높다. 연구팀은 “섹스팅이 우울증이나 자살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섹스팅과 심리적 우울증 간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청소년 성 언어#청소년 언어실태#섹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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