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이중 동작’ 한·일 심판들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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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8일 07시 00분


한신 오승환의 투구동작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승환의 투구동작은 한국에서 뛸 때도, 국가대표로 던질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요미우리 등 한신의 경쟁구단들이 쟁점화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한신 오승환의 투구동작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승환의 투구동작은 한국에서 뛸 때도, 국가대표로 던질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요미우리 등 한신의 경쟁구단들이 쟁점화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 LG와 연습경기서 ‘보크 논란’ 신경전

오승환 던지는 9회 주심 놓고 팽팽
한신은 한국심판들 입 빌려 지원사격
일본 심판들 입장은 반반으로 엇갈려
개막 전 결론…오승환 “신경 안쓴다”


일본프로야구의 ‘돌부처’ 흔들기가 시작된 가운데 ‘보크 논란’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승환(32·한신)은 25일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한신 입단 후 첫 공식 연습경기 출격이었다. 보통 한·일 프로야구팀간 연습경기에선 불문율처럼 통용되는 심판 배분 공식이 있다. 1∼5회와 6∼9회로 나눠 한 국가의 심판 4명이 함께 그라운드에 서거나, 1회부터 9회까지 양국에서 2명씩의 인원이 심판을 본다. 이날 경기에선 후자의 방식이었다.

● 9회에는 누가 주심? 한·일 심판들의 신경전

한 국가에서 2명씩 심판이 들어갈 땐 1∼5회, 6∼9회로 나눠 주심을 양국에서 번갈아 보는 것이 관례다. 25일 경기는 9회 오승환의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9회 주심을 어느 국가에서 맡을지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졌다. 일본야구기구(NPB) 심판들은 “우리가 6∼9회 주심을 보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들의 의지가 더 강했다. 결국 오승환이 등판한 9회에는 한국의 이기중 심판이 주심을 맡았다. 27일 오키나와 온나손구장에서 만난 KBO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한신 측에서도 오승환이 던질 땐 KBO 심판이 주심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LG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승환이 편하게 투구하도록 배려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돌부처 흔들기? 한신도 반전 여론화 시도

이날 경기 후 이기중 심판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관계자들은 “인터뷰 자리 역시 한신이 주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 심판은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오승환의 왼발이 땅에 끌리는 것은 일관된 투구폼이기 때문에 타자를 기만할 의도가 없다. 한국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투구동영상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보내 확인한 결과도 같았다”고 답했고, 이는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단들의 경계대상 1순위다. 타 구단 전력분석원들의 정탐도 이미 시작됐다.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한국야구관계자들은 “이미 국제무제에서도 오승환의 투구폼은 문제없다고 판명이 났다. 정확한 물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미우리 등 경쟁팀들이 물밑에서 보크 논란을 촉발시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거금을 투자해 오승환을 영입한 한신 역시 한국 심판진의 입을 빌려 여론화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 구단간 힘겨루기, 보크 논란의 결론은?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오키나와에서 만난 일본 심판들에게 ‘오승환은 이미 고교 시절부터 그 폼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심판들의 입장은 반반으로 갈려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승환의 보크 논란은 야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구단간 힘겨루기 성격을 띠고 있다. 심판진의 ‘오승환 길들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계자들은 “명문구단인 한신이 이대로 당하겠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물밑 작업을 전개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오승환은 보크 논란에 대해 “내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며 흔들림 없이 몸만들기에만 전념할 뜻을 밝혔다. NPB는 개막 전까지 이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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