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고로쇠 수액, 생산자에게 직접 사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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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기승… 진품과 구별 힘들어
서부산림청 28일부터 집중 단속

고로쇠 물은 단풍나뭇과인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채취한 것으로 봄철 나른해진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일부 수액에 물을 타거나 지하수에 설탕물을 타서 만드는 ‘짝퉁’ 고로쇠 물을 만드는 이들이 있어 선량한 농가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짝퉁과 정품을 구분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호남에서는 지리산 주변 남원 구례와 무주 진안 완주 순천 곡성 등에서 고로쇠 물을 생산한다. 특히 광양 백운산(1218m)은 고로쇠 물의 주산지다. 광양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 고로쇠나무 성장과 수액 채취에 적합하다. 고로쇠 물은 영하 3∼5도, 영상 5∼10도의 기온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 나무에 잎이 나면 수액이 나오지 않고 기온이 올라가면 수액 운송 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기 때문. 광양 고로쇠 물은 게르마늄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18L당 6만 원으로 최상품으로 손꼽힌다.

짝퉁 고로쇠 수액 사건도 가끔 등장한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값싼 단풍나무 수액에 지하수와 사카린을 섞은 가짜 백운산 고로쇠약수를 만들어 5억 원어치를 판매한 이모 씨(38)를 구속했다. 이 씨는 가짜 고로쇠 물을 산장과 식당 등에 판매했다.

김태환 백운산 고로쇠약수협회장(64)은 “한 언론사에서 채취 농민 3명을 대상으로 진짜 고로쇠 물과 설탕물을 구분하는 실험을 한 결과 1명이 틀렸다”며 “전화나 온라인 판매를 통해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서부지방산림청은 지리산과 덕유산 등 고로쇠 수액 채취 지역에 대해 28일부터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서부산림청 관계자는 “고로쇠 수액이 농한기 주민들의 소득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일부 가짜가 유통되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짜 고로쇠 물 유통과 채취 규정이나 위생 상태를 제대로 지키는지 등을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이 2012년 집계한 고로쇠 물 전국 생산량은 8121t. 지역별로 경남 2614t, 전남 1750t, 전북 1339t, 경북 616t, 경기 428t이다. 시장 규모는 197억 원 선.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로쇠 물의 특성과 품질, 명성이 지역적 특색이 있는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된 것은 광양 백운산, 무주 덕유산, 울릉도 3곳이다. 고로쇠 생산자 단체(법인) 회원들이 같은 상표를 쓰는 단체표장을 인정받은 곳은 백운산, 울릉도 2곳이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김광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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