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홀로코스트박물관에 위안부 전시관 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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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장 “후세에 알려야 할 의무… 비용 8만달러중 3만달러 대겠다”
한인회와 함께 첫 상설관 만들기로

미국 뉴욕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박물관이 현지 한인회와 함께 8만 달러(약 8586만 원)를 들여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을 미국인에게 알릴 상설전시관을 만들기로 했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퀸스커뮤니티칼리지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뉴욕한인회에 따르면 아서 플루그 관장(76)은 한인회 사무실을 방문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플루그 관장은 “박물관 내의 약 100m²(약 30평) 공간에 전시관을 만들 계획이며 비용 8만 달러 가운데 3만 달러를 우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한인회는 다음 주 임원회의를 열어 나머지 비용 5만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플루그 관장은 이날 면담에서 “만약 내 손녀가 위안부와 같은 일을 당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죽기 전에 꼭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세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고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은 전했다.

민 회장은 “교포 사회가 먼저 추진했어야 하는데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이렇게 먼저 나서니 면목이 없다”며 “첫 상설전시관이 들어서면 미국 내 수백 곳의 다른 홀로코스트 박물관에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뉴욕 주 롱아일랜드의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한인 단체와 특별전시관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루그 관장은 홀로코스트 피해자와 위안부 할머니들이 같은 역사적인 아픔을 갖고 있다고 보고 2011년 위안부 그림 전시회와 위안부 할머니 초청, 피해자 증언 녹취 등 행사를 통해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한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의 홀로코스트센터인 이스라엘의 야드바솀뮤지엄을 비롯해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등 세계 62곳의 홀로코스트 박물관 관장에게 위안부와 독도의 실상을 알리는 홍보자료를 일제히 발송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중 독일 부헨발트 기념관과 네덜란드 안네프랑크 하우스가 “반크의 제안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와 위안부 문제 알리기를 위한 세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의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뉴욕 홀로코스트박물관#위안부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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