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들여 ‘제2 벤처붐’ 조성… 규제총량제로 기업활력 높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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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취임1년 담화/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성장엔진 살려 ‘퀀텀 점프’

‘서비스업 빅뱅과 제2의 벤처 붐 조성.’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밝힌 향후 경제성장의 청사진은 신성장 산업의 육성과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요약된다. 지금의 산업구조와 규제 체제로는 임기 내 잠재성장률을 4%로 끌어올리는 ‘퀀텀 점프(대도약)’의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부는 또 지난 1년 내내 정권의 발목을 잡았던 ‘창조경제의 개념 논란’도 창업과 벤처 활성화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를 하기로 했다. 특히 재정투입액과 목표사업 등을 지난 대책들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3개년 계획은 모두 임기 내에 성과를 내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실천계획”이라고 말했다.

○ 영종도-송도-제주도에 ‘한국판 싱가포르’

정부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인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빅뱅(Big Bang)’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업의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제조업 위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서비스업 육성이 더이상 지체되면 우리 경제는 미래가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영종도와 송도, 제주도 등 3곳을 의료·레저·엔터테인먼트 복합지역으로 조성하는 ‘한국판 싱가포르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했다. 외국인의 입국과 숙식, 쇼핑 등에서 여행 편의성을 높여 이들 지역을 ‘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또 ‘제주도 모델’을 토대로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병원 규제를 추가로 풀고, 무용 음악 호텔경영 분야의 해외 특성화 대학을 유치하는 대책도 내놨다. 이 밖에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해 야간 달러 선물(先物)시장을 신설하고 금융업 규제를 전면 재조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창조경제에 2017년까지 모두 4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재정지원 방안도 나왔다. 분야별로는 창업교육과 벤처펀드 조성 등을 통한 창업자 1만3000명 발굴에 1조600억 원,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닌 ‘가젤형 기업’ 등 창조경제 선도기업 육성에 2조2000억 원, 재창업 지원에 7700억 원이 각각 쓰인다. 특히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를 본뜬 해외진출 전용펀드도 올해 안에 생긴다.

○ 공공기관 개혁위해 정보공개 확대

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규제 시스템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우선 새로 규제를 만들려면 기존 규제를 폐지하도록 하는 규제총량제가 올해 도입된다.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했을 때 추가되는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일정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매년 한 차례씩 제도 운영에 관한 부처별 실적을 공개한다. 또 존속기한이 되면 유지 여부를 재검토하는 ‘일몰제’에서 한발 나아가, 기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규제 효력이 사라지는 ‘자동효력상실제’가 신설된다. 이 같은 규제 개혁의 진척 상황은 올해 초 개설된 규제정보 포털사이트(better.go.kr)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경상수지 흑자로 남아도는 외화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을 은행에 맡겨 해외건설·플랜트 수주에 나서는 기업들에 대출하는 ‘외화 온렌딩(on-lending·간접대출)’이 100억 달러 한도로 올 2분기(4∼6월) 중 시작된다. 특허권, 실용신안권을 팔아 발생한 기업 소득에 법인·소득세를 50% 감면해 주는 ‘특허박스’ 수혜 대상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된다.

정부가 강조해 온 공공기관 개혁도 이번 3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확대, 구분회계제도 도입, 채권발행 억제,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이 계획에 담겼다.

입찰비리가 발생한 기관은 해당 업무를 2년간 조달청 등에 의무적으로 맡기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다. 부당 단가 인하, 기술유용 등 법 위반 입증이 쉽지 않은 하도급 부당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5억 원의 포상금을 줄 계획이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이상훈 기자
#제2 벤처붐#규제총량제#경제혁신 3개년 계획#퀀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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