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맥러플린 “영혼의 음악 위해 매일 12시간씩 연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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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재즈의 거장’ 72세 英기타리스트 맥러플린
50년동안 인도음악-철학에 심취… 새 밴드와 3월 20일 내한 공연

밴드 ‘포스 디멘션’과 함께 내한하는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왼쪽). 플러스히치 제공
밴드 ‘포스 디멘션’과 함께 내한하는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왼쪽). 플러스히치 제공
‘재즈의 전설’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는 퓨전 재즈의 효시로 꼽히는 역사적 명반 ‘비치스 브루’(1970년)의 수록곡에 참여한 연주자 한 명의 이름을 그대로 곡 제목으로 붙였다. ‘존 맥러플린.’

재즈의 형식적 자유성과 록의 질주감을 결합해 초인적 연주를 들려주는 영국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72·외래어 표기는 존 매클로플린)은 데이비스 밴드 탈퇴 뒤에 밴드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1970년대에 혁신적인 음악을 들려줬다. 최근까지 솔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여전히 퓨전 재즈의 거장으로 불린다. 맥러플린은 다음 달 20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서울 마포구 대흥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4만∼10만 원·02-941-1150)에서 2009년 새로 결성한 밴드 ‘포스 디멘션’을 이끌고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와 함께한 기타 트리오, 인도 음악인과 팀을 이룬 ‘리멤버 샥티’, 명연주인들의 연합 프로젝트인 ‘파이브 피스 밴드’ 일원으로 한국 무대에 섰지만 자기 이름을 내건 퓨전 재즈 밴드로는 이번이 첫 내한 공연이다.

공연에 앞서 본보와 e메일로 만난 맥러플린은 “요즘도 하루 평균 12시간씩 기타 연습을 한다”고 했다. 그는 ‘퓨전 재즈’의 정의에 먼저 이의를 제기했다. “1970년대 초 음반회사가 판을 팔기 위해 만든 용어”라면서 “‘스무드 재즈’ ‘쿨 재즈’ ‘펑키 재즈’처럼 클리셰로 가득한 음악까지 퓨전으로 불리는데 그건 내가 볼 때 진정한 재즈 형식이 아니다”고 했다.

그렇다면 맥러플린 특유의 난해했던 1970년대식 퓨전 연주가 이번 내한 공연에도 선보일 것 같다. 어렵지 않을까. “음악이 좋고 깊이가 있다면 관객은 그걸 즉각 알아차립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관객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돼요.”

맥러플린은 인도 음악을 서양의 재즈, 록과 결합하는 실험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50년 동안 인도 음악과 철학은 제 삶의 일부였습니다. 한중일 3국의 음악도 오랜 전통을 지닌 것을 잘 알지만, 그들을 공부하려면 인생 하나가 더 필요하겠어요.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안타깝게 지켜봤습니다. 독일처럼 한반도도 언젠가 반드시 통일될 거예요.”

“내가 음악사에 기록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일갈하는 이 ‘기록될’ 거장에게 음악가와 인간으로서의 목표와 꿈을 물었다. “음악가로서, 난 콘서트 때마다 매번 꿈을 향해 손을 뻗칩니다. 제 꿈은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놀라운 해방을 음악으로 경험하는 거예요. 여러 번 체험하기도 했지만 제가 살아있는 한 그것은 변치 않는 제 목표입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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