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회,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가능성 내비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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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병합 가능성을 내비치며 우크라이나 압박 공세에 본격 나섰다.

우크라이나 인터넷 언론 '우크라이나 프라우다'는 25일 러시아 하원 독립국가연합 문제 담당 위원회 위원장 레이니트 슬루츠키가 이끄는 의회 대표단이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 자치공화국의 수도 심페로폴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의회 대표단은 이날 크림 지방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에 대해 자국 여권을 간소화한 절차에 따라 발급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는 야권과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합의한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또 "크림 주민들의 투표나 의회 결정으로 크림을 러시아에 병합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러시아는 이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프라우다는 "러시아가 대량으로 러시아 여권 발급을 준비하고 있다. 군대를 들여오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라는 제목을 달았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조지아 내 자치공화국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주민들에게 대규모로 러시아 여권을 발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후 2008년 8월 이곳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조지아와 전면전을 시작했고 이후 두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자 이를 승인했다.

러시아 의회 대표단의 발언은 유사한 상황이 크림반도에서도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크림반도는 주민의 50% 이상이 러시아인으로 친러 성향이 강하다. 새로 들어선 우크라이나 정부의 친서방 정책에 반대해 크림반도가 분리를 선언하거나 러시아에 합병을 요청하면 러시아가 이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로 군대를 파견하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크림반도는 원래 러시아에 속해 있었지만, 지난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친선의 표시로 우크라이나에 넘겨줬다. 러시아는 지금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을 자국 흑해함대 주둔 기지로 조차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친서방 성향의 야권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오는 5월 25일 조기 대선을 치를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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