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벤츠, 어깨 힘 빼고 젊은층 껴안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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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기자의 자동차 풍향계]

“폴크스바겐이 한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19일(현지 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만난 메르세데스벤츠의 한 엔지니어는 최근 한국 시장 동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총 15만6497대다. 2009년 6만993대에서 5년 새 2.6배로 증가한 것이다. 5년 전 4위(판매량 기준)였던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듬해 3위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만5649대를 팔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2009년 BMW코리아에 이어 2위였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2만4780대를 팔아 3위로 내려앉았다.

가장 큰 원인은 차량 가격이다. 연비가 좋고 값이 싼 중·소형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신차 가격을 3000만 원대로 책정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동안 생애 첫 차량을 주로 국산차로 선택했던 20, 30대도 수입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 침체로 중국을 제외하고는 소비자 수요가 좀 더 작은 차로 몰리고 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연비를 높이거나 친환경을 강조한 차량들이 점차 호응을 얻는 추세다.

이런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일까.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새로운 콤팩트카 ‘뉴 GLA 클래스’를 독일에 출시했다. 연말에 출시할 1종을 포함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총 5종의 콤팩트카 라인업을 보유하게 된다. 중대형 모델에 집중해온 메르세데스벤츠로서는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우리는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젊은층보다 중·장년층에 인기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콤팩트카를 통해 젊은층에 우리 브랜드를 어필하고 여성에게도 좀 더 젊게 다가설 생각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콤팩트카 마케팅 담당자의 말이다. “젊은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는 그의 바람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뉴 GLA 클래스의 판매량과 올해 말 내놓을 신차가 그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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