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 물결치는 원색의 향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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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故오승윤 개인전

오방색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오승윤 화백의 대작 ‘바람과 물의 역사’. 가나아트센터 제공
오방색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오승윤 화백의 대작 ‘바람과 물의 역사’. 가나아트센터 제공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오방색이 그림마다 물결친다. 우리 산하의 삶과 풍경이 알록달록한 색채와 어우러져 원초적 낙원을 떠올리게 한다. 우주적 질서와 토속적 정서, 전통과 현대, 숭고함과 소박함이 소통하는 세계다.

서울 종로구 평창길 가나아트센터에서 3월 23일까지 열리는 서양화가 오승윤(1939∼2006)의 개인전은 한국의 혼과 오방색의 조화가 빚어낸 아름다움을 접하는 자리다. 2006년 화집 발간을 놓고 불거진 문제로 고민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인의 미공개작을 포함해 5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부인 이상실 씨(77)는 “여기 오 선생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생전에 그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풍수사상은 우리 민족의 자연사상이며 삶의 철학이요 신학이다. 오방정색은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위대한 색채문화이며 영혼이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작가는 1990년대부터 무속과 도교 사상의 상징을 자연주의 철학과 버무린 ‘풍수’ 시리즈를 내놨다. 절제된 표현, 기운 생동하는 색감, 사유의 깊이가 녹아든 작업이다. 1만2000봉을 단순하게 형상화한 ‘금강산’(2002년), 대례복 입은 여인과 부처상을 표현한 600호 대작 ‘바람과 물의 역사’(2004년) 등이 돋보인다.

그는 인상파 기법을 한국적 정서와 융합한 근대 화단의 거장 오지호(1905∼1982)의 둘째 아들. 홍익대 미대 졸업 후 전남대 교수를 지냈다. 02-720-102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오승윤#오방정색#바람과 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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