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해우]대졸채용, 이렇게 바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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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우 동아대 학생취업지원처 부처장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해우 동아대 학생취업지원처 부처장 신소재공학과 교수
삼성그룹이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대학총장 추천제와 서류 전형을 도입하기로 했다가 대학 서열화 및 지역 차별을 조장한다는 여론에 밀려 계획을 취소하였다. 그만큼 사회적 관심도가 높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청년실업률이 12.6%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8.0%였다.

취업준비생들이 학점, 토익, 어학연수, 봉사활동, 인턴 등 일명 취업스펙을 확보하고도 대기업 등 이른바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려면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스펙을 찾고 쌓는 ‘스펙 만능주의’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도한 스펙 쌓기를 지양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면 채용 방법의 변화가 시급하다. 사회적 비효율과 만만치 않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열린 채용’을 제안한다.

첫째, 지도교수 추천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재 채용 시스템은 일정 기준 이상의 학점과 어학 성적을 갖추면 응시할 기회를 준다. 그 후 자기소개서 및 인·적성 평가 후 면접 대상자를 확정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당 학생의 인성이나 잠재력은 4년 동안 지켜봐온 지도교수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지도교수 추천서를 잘 활용하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가장 가까운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학생의 입사 후 능력이나 근무 성적을 추천한 지도교수에게 피드백함으로써 무분별한 학생 추천을 막는 안전장치를 두면 될 것이다.

둘째, 심층면접을 강화했으면 한다. 현재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스펙 위주의 채용 방식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대부분 기업의 서류 전형은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 아니라 걸러내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영업이나 구매 등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부서에서는 회화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되 실무에 도움이 되는 기안 능력이나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살펴보는 심층면접을 강화했으면 한다. 특히 이공계 학생의 경우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쌓느라 전공 학점 이수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공과 실무가 결합되지 못하다 보니 입사 후 기업이 신입사원의 현장직무교육(OJT)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재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졸 채용과 관련해 현재 시스템으론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고 있으며 몇몇 기업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도 채용 문제는 기업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뒷짐만 지고 있을 게 아니라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이해우 동아대 학생취업지원처 부처장 신소재공학과 교수
#대졸 신입사원#공채#청년실업률#지도교수 추천제#심층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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