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990명… 발령은 38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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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신규교사 발령비율 3.5% ‘초유의 사태’ 왜?

올해 3월 서울지역 초등 임용고시 합격자 990명 가운데 38명만 발령을 받게 됐다. 지난해 대기발령자 81명을 합치면 신규 교사 발령 비율이 3.5%에 불과하다. 그동안 매년 3월 신규 발령 비율이 평균 30∼40%대였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해에 끝내 발령을 못 받는 대기자가 10% 정도인 것에 비하면 초유의 사태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신규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초등 예비교사는 총 1071명이다. 시교육청은 매년 명예퇴직자를 포함한 퇴직·휴직자가 나오면 그중 일부 자리에 예비교사를 발령했다. 하지만 올해 명예퇴직 인원이 급감하면서 초등 예비교사 발령자도 덩달아 줄게 된 것이다.

명예퇴직 인원은 지난해 1237명에서 올해 372명으로 대폭 줄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명예퇴직 신청 인원이 1258명이었는데 명예퇴직 수용률이 30%도 안 되는 셈”이라며 “이는 지난해 1062억 원이었던 명예퇴직 예산이 올해 255억 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명예퇴직 예산이 늘지 않을 경우 명퇴자 급감이 초등 예비교사의 신규 발령을 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교사 적체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명예퇴직 예산이 올해 크게 줄어든 것은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예산이 늘어나 시교육청이 예산 부족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호 시교육청 예산담당관은 “교육사업비의 70%인 1조804억 원이 교육복지에 쓰인다”며 “신규 교사 채용을 늘리려면 교육부로부터 받는 500억∼600억 원 규모의 보통교부금으로 명예퇴직 예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도 명예퇴직 예산을 지난해 627억 원에서 올해 100억 원으로 줄였다. 자연스럽게 명예퇴직자도 691명에서 올해 상반기 146명으로 감소했고, 이에 따라 신규 교사 발령 비율도 22%에서 18%대로 줄어들었다.

이홍동 도교육청 대변인은 “올해 교육복지 예산은 늘고 세수는 줄어 애초에 명예퇴직 예산을 0원으로 책정했으나 그나마 도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100억 원이 편성됐다. 교육복지 때문에 명예퇴직 예산이 부족한 시도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초등신규교사#임용고시#교사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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