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김영희 “짝사랑은 앙대요~ 하지만 끝사랑은 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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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4일 07시 00분


‘끝사랑’의 김영희(왼쪽)와 정태호는 방송 2회 만에 광고 제의를 받는 등 처음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시청자들이 즐길 때 코너를 끝내는 게 목표”라며 박수칠 때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끝사랑’의 김영희(왼쪽)와 정태호는 방송 2회 만에 광고 제의를 받는 등 처음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시청자들이 즐길 때 코너를 끝내는 게 목표”라며 박수칠 때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개그콘서트 ‘끝사랑’ 코너 코믹 커플 정태호·김영희

김영희 “임우일 오빠와 함께 짠 코너
짝사랑 고백 퇴짜…마음정리는 됐죠”

정태호 “영희가 세서 보통으론 안돼
잘 하려는 욕심에 수위 조절 고민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방송 1회 만에 ‘대박 코너’로 자리매김한 ‘끝사랑’. 중년의 사랑을 코믹하게 묘사하며 웃음을 주는 이 코너에는 개그계의 ‘흥행 메이커’라 불리는 개그맨 정태호(36)와 개그우먼 김영희(31)가 중심을 잡고 있다.

동료 개그맨 권재관과 박소라가 감정 표현에 서툰 보통인 중년 커플을 묘사한다면, 정태호와 김영희는 스킨십과 애정표현에도 적극적인 커플로 등장한다.

지난해 12월22일 첫 방송된 이후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김영희의 유행어가 패러디 되고, 그룹 샤이니가 패러디 동영상을 SNS에 올리는 등 반응이 실로 뜨겁다. ‘앙대요’(안돼요)를 시작으로 ‘실수한거야’ ‘옴마(어머)’ ‘안녕히 계세요 정태호 씨’ 등 회를 거듭할수록 김영희의 콧소리 가득한 대사들이 유행어로 자리 잡으며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전파를 타기 시작한 한 라면 CF는 두 사람의 높아진 인기를 증명해주는 좋은 사례다. 정태호와 김영희는 “방송이 나간 지 2주 만에 라면 광고 모델 제의가 들어와서 우리도 놀라기는 했다”고 말했다.

사실 ‘끝사랑’은 1년 전 김영희가 후배 개그맨 임우일과 기획한 코너였다. 당시 동료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스토리가 자극적이고 웃음 포인트가 부족해, 정식 코너가 되지 못했다. 김영희는 “우일 오빠랑 코너를 하면 더 친해지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좌절을 맛봤다. 한동안 ‘개그콘서트’ 무대에 오르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김상미 PD가 다시 한번 코너를 재정비해보자고 해서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임우일은 김영희가 3년간 짝사랑한 상대로도 유명하다. 최근 김영희는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임우일에게 4번이나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사연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영희는 “‘안녕하세요’에 나가고 나서 마음 정리가 확실하게 된 것 같다. 이후에 개그맨 선후배로 잘 지내고 있다”며 “함께 짠 코너가 잘됐으니 선물이나 하나 사줘야겠다”며 웃었다.

‘구원투수’로 합류한 정태호는 코너에서 중년의 ‘나쁜 남자’를 연기하고 있다. 초반에는 장난기 많은 캐릭터였다가 김영희를 약 올릴수록 반응이 좋아진 덕에 변화를 줬다. 정태호는 “실제 중년 남성들이 다정다감하기 보다는 조금 거칠고 서툴지 않나. 그런 모습을 현실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워낙 영희의 연기가 세고 비주얼도 강해서, 그를 상대하려면 보통으로는 안된다”며 손을 내저었다.

‘끝사랑’에 앞서 ‘두분토론’ ‘봉숭아 학당’의 비너스 회장 등 아줌마 캐릭터에 일가견을 보여 온 김영희는 실제로 어머니로부터 개그 소재를 많이 얻고 있다. 그는 “요즘 엄마가 ‘맘마미아’ 등 방송 출연이 많아지면서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주변에 캐릭터가 강한 분들이 많아 소재로 활용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끝사랑’의 교과서와도 같은 존재다. 김영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무조건 본방 사수를 하는 편이다. 캐릭터를 참고할 것도 많고 에피소드나 소재, 장소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최근 개그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두 사람 역시 기쁨 보다는 걱정과 부담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정태호는 “점점 잘하려는 욕심이 생기다 보니 소재는 물론이고 수위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코너를 억지로 오래 유지시키고 싶다는 생각 보다는 개그를 짜는 우리도, 보는 시청자들도 가장 즐길 수 있을 때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며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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