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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 착한 이야기]광주 수완동 유기농 레스토랑 ‘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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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 착한 이야기]광주 수완동 유기농 레스토랑 ‘타오’

동아일보입력 2014-02-22 03:00수정 2014-02-2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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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치즈 찾아 임실로… 국산 블루베리 찾아 예천으로…
“건강한 재료로 만든 착한 피자 맛보세요!”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유기농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조문희 사장(가운데)과 이홍곤 수석 주방장(왼쪽), 김민 매니저가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피자를 든 채 포즈를 취했다. 화학조미료 없이 천연재료만으로 몸에 좋은 음식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조 사장의 소신이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잘되는 식당은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음식 맛이 좋다. 재료가 신선하고 솜씨가 좋기 때문이다. 또 단일 메뉴를 취급하는 곳이 많다. 취급하는 메뉴가 적으면 요리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져 맛이 좋아지는 법이다. 효율적인 경영도 필수다. 식당 규모나 종업원 수가 고객 수에 맞게 적당해야 한다. 그래야 운영비 절감으로 이윤을 내기 쉬워지고 좋은 재료를 구입할 여유가 생긴다.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있는 유기농 레스토랑 ‘타오’. 기자는 이곳에서 맛집의 기본 요소를 재확인했다. 타오는 광주시 외곽 새로 조성된 택지개발지구에 있다. 2층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취재에 앞서 조문희 사장(42·여)이 건넨 커피를 마시며 차림표를 꼼꼼하게 읽어봤다. 샐러드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 리스트까지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차림표 뒷장이 달랐다. ‘밀가루: 유기농 통밀가루 터키산 캐나다산, 현미: 유기농 현미, 소금: 신안토판염, 쇠고기: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나주농협, 토마토소스: 파스타는 국내친환경프레시 50%, 피자소스는 친환경대추방울토마토, 계란: 유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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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곳곳을 둘러보며 머릿속에 입력해둔 재료의 원산지와 출처를 확인했다. 차림표와 같았다.
“다른 식당과 같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조문희 사장이 요리에 넣을 신선한 토마토를 고르고 있다.
조 사장은 원래 전남 목포에서 돈가스 전문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상고를 졸업한 뒤 10대 후반 주방용품 제조 회사에 입사해 8년 정도 근무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광주대에서 야간으로 경영학을 전공했다. 아는 언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돈가스를 튀기고 오믈렛을 만드는 일도 했다. 결혼과 함께 돈가스 전문점을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면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좋은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돼지고기도 두툼하게 썰어 푸짐하게 만들었죠. 화학조미료를 거의 안 쓰고 기름도 자주 바꾸니 건강하면서도 담백한 돈가스를 만들 수 있었어요. 소문이 나면서 단골손님이 늘었죠.”

그에게는 남다른 장점이 있는 듯했다. 한두 번 방문한 손님의 얼굴과 취향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요네즈를 좋아하는 손님, 올리브오일 소스를 좋아하는 손님 등을 일일이 구분하고 기억했어요. 식사량이 많은 손님에겐 한 조각 더 올려놓기도 했고요.”

여세를 몰아 큰 곳으로 옮기고 싶었다. 그곳이 광주였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외곽 신도시, 그것도 새로 지은 건물에 입주하자니 두려웠다. 좋은 재료로 푸짐하게 음식을 만들 각오는 돼 있었지만 과연 고객이 찾아올까. 욕심만큼 인테리어가 나오지 않아 한두 달 개업시기를 늦추면서 비용도 예상을 초과했다.

‘특이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획기적이어야 한다.’ 조 사장은 유기농에서 해답을 찾았다. 주변에선 원가가 20∼50% 비싼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지만 조 사장은 굽히지 않았다.

피자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이 4가지 요리에 수백 가지의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마다 일일이 국내산과 유기농을 구하러 다녔다. 광주 시내의 농수산물유통센터와 대형마트, 재래시장을 샅샅이 훑었다. 블루베리의 경우 승용차로 5시간 운전해 경북 예천 농장까지 찾았다. 건강한 자연산 치즈를 구하려고 전북 임실도 수차례 다녀왔다. 오프라인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는 인터넷을 뒤져 찾아야 했다.

피자 재료가 먼저 확보됐다. 식용유와 유화제를 섞어 만든 값싼 모조치즈 대신 임실 등지에서 만든 100% 자연산치즈를 택했다. 토핑 재료는 깡통 토마토 페이스트(토마토케첩에 각종 첨가물을 넣은 것)가 아니라 당도 높은 대추토마토를 이용해 만들었다. ‘도’는 국산 유기농 밀가루와 캐나다산 밀가루를 절반씩 섞었다. 우리밀 100%를 고집했지만 바삭거림이 문제였다.

처음 만든 피자는 이탈리아 마르게리타 여왕이 개최한 피자경연에서 1등을 했다는 프레시 마르게리타였다. 얇고 고소한 도에 토마토소스, 치즈를 얹고 듬성듬성 썬 바질과 4등분한 유기농 토마토, 그리고 흰색 코티지치즈를 큼지막하게 썰어 올렸다. 일반 피자보다 맛과 향은 강하지 않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유기농 블루베리를 그대로 갈아 에이드를 곁들이자 환상궁합이었다.

스테이크는 1등급 투 플러스(++) 최고급 암소 한우만을 고집했다. 소스는 직접 만들었다. 이후 메뉴가 하나둘씩 완성됐다. 튀기는 대신 찌거나 구웠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직원들 모두 자신 있게 고객에게 권할 수 있는 맛이라고 자부했다. 2010년 1월 1일 타오가 문을 열었다.
“직원들이 건강해야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죠.”

‘착한 피자’에 100% 자연산 치즈를 토핑하는 모습.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넣는 일이고, 남의 돈을 내 주머니에 넣는 일’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하루 매상이 30만 원인 적도 있었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를 감안하면 170만 원은 돼야 했다. 적자가 이어졌다.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 1년 가까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목포에서 모은 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견뎌야 했죠. 직원 모두 견뎌보자고 결심했어요.”

직원들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 레스토랑 스테이크 한 번만 먹어보면 다른 곳을 찾지 않을 거다. 할인을 하자”는 제안에 국내산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스테이크를 값싸게 내놓기도 했다. 유기농의 건강성을 알리는 홍보물도 만들어 거리로 나섰다. 레스토랑의 뒤쪽 발코니에서 무한리필 바비큐 행사도 열었다.

자주 오는 손님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대학교수 기업체사장 외국인 같은 오피니언 리더들이었다. 타오의 맛이 입소문을 타고 광주 전역으로 퍼져 가고 있다는 감이 왔다.

2012년 12월 행운, 아니 기회가 찾아왔다.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검증단과 제작진이 방문했다. 고된 훈련의 결실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였다. 암행 검증, 암행 취재, 전문가 분석 등 여러 차례 검증이 이뤄진 줄도 모르고 장사에만 열중할 때 카메라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제작진에게서 공개촬영(‘모자이크를 벗겨라’) 제안을 받았다.

2012년 12월 14일 착한식당으로 선정되는 과정이 방송되면서 타오는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주는 보기 드문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확신을 갖고 견뎌준 직원들에게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원들만 떠나지 않는다면 평생을 함께할 겁니다.”(조 사장)

“수많은 레스토랑에서 일해 봤지만 사장님처럼 고집스럽게 건강한 재료를 따지는 분은 처음 봐요. 내쫓지만 않는다면 계속 일하고 싶어요.”(수석 주방장 이홍곤 씨)

“사장님이 직원들 식사 때에는 반드시 유기농 현미밥만 고집해요. 2년이 지난 지금 제 당뇨 수치가 200에서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직원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고객 건강을 생각하느냐는 게 사장님 얘기죠.”(주방담당 윤영애 씨·63·여)

타오의 성공비결은 좋은 재료, 음식 솜씨, 효율적 경영뿐만 아니라 ‘사람 경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은 타오 2호점을 구상 중이다. “손님들이 스스로 물을 나르고, 양도 조금 줄여 가격을 낮춘 타오를 만들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광주=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식·양식·중식 조리기능사
#유기농 레스토랑#타오#예천#조문희#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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