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 눈돌린 오바마… 美 35년만에 건설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지아주 2기 정부 지급보증 승인…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민간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수십억 달러의 지급보증을 승인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거세진 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원전 사업에 대한 정책 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부 장관은 19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가진 오찬 연설에서 조지아 주에서 진행 중인 원전 건설에 65억 달러(약 6조9000억 원)의 정부 지급보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니즈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원자력이 탄소 없는 에너지원의 하나라는 점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며 원전 기술의 상업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원전이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급보증은 조지아 주 웨인스버러에 있는 ‘보그틀 원전’에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전력회사 ‘서던 컴퍼니’가 대상이다. 이 원자로는 2012년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승인을 받았으며 1979년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건설되고 있다. 완공되면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 원전 개발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2010년 2월 보그틀 원전의 원자로 추가 건설에 83억 달러를 지급보증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최종 결정은 미뤄왔다. 경기 침체가 이어진 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반대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모니즈 장관은 20일 조지아 주 원자로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지급보증 계약에 공식 서명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원전사업 지원 발표에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그린피스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만으로도 미국 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원전이 아니라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에 더욱 많은 개발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오바마#미국#원자력발전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