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카라가노프 발다이클럽 의장 “개방 않는 北, 이대로는 지속 불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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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방북 않는것도 신뢰부족 탓”

“북한 체제는 이대로는 지속불가능(unsustainable)합니다. 소련이 개혁개방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는 한, 북한은 장래를 기약하기 힘듭니다.”

세르게이 카라가노프 러시아 발다이클럽 의장(사진)은 20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 김정은 체제의 앞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반대하고 정권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되면 목숨까지 빼앗는 대량학살(genocide)식 인명손실도 자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라가노프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동방정책’ 입안자로 대통령 외교정책 고문을 역임한 최측근이다. 발다이클럽(러시아 엘리트 모임) 창설자인 그의 제안에 따라 러시아는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한국 등 아태지역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엔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협의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원장 이일형)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는 이유도 북한에 대한 신뢰 부족을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대통령으로 처음 방북해 대규모 부채 탕감과 경제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공동성명까지 발표한 것과 대조적으로 현재 푸틴의 방북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카라가노프 회장은 “러시아는 북한을 도울 수 있지만, 그것은 북한이 도움 받을 준비가 돼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러시아가 3대째 피 묻은 정권(bloody regime)을 지원한다는 인상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후속 남북대화가 이어지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도 탄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극동 지역을 상대로 대규모 자금·기술 투자가 이뤄지려면 한반도 안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는 시의적절하게 이뤄진 박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적극 지지하며 내용을 채워가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푸틴#세르게이 카라가노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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