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무덤’ 김포서도 미분양 사라지며 거래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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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부동산의 봄’]<하>수도권-지방으로 온기 확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 아파트 전경. 전세난에 지친 서울시민이 이주하고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단지 아파트의 매매가가 올해 들어 1000만∼3000만 원가량 올랐다. 동아일보DB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 아파트 전경. 전세난에 지친 서울시민이 이주하고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단지 아파트의 매매가가 올해 들어 1000만∼3000만 원가량 올랐다. 동아일보DB
“에이, 3억500만 원짜리는 벌써 팔렸어요. 그러게 진작 말 듣지. 이게 싸게 나온 거라니깐. 그럼 3억1500만 원짜리는 어때요? 지금 사는 전세 2억2000만 원에 조금만 보태면 되잖아요.”

20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직원이 전화통을 붙잡고 고객에게 이런 설명을 늘어놨다. 걸려오는 전화의 대부분은 주택 구입을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전세 문의만 몰리던 작년 하반기와는 완전히 딴판”이라고 이 직원은 말했다.

전날 국토교통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택 관련 규제완화책이 발표되면서 경기도 일대 주택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재건축 단지인 경기 과천시 주공2단지 인근의 홍영숙 삼성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로 얼마나 이익을 볼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묻는 수요자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전월세 대신 매매 확산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부동산시장의 온기는 이미 수도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서 1000만∼4000만 원 상승했다. 수도권 1월 주택 거래량도 지난해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좀처럼 줄지 않던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려 나가고, 아파트 경매시장도 북적이고 있다.

실제로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3일간 용인시 수지구 일대에서 들른 공인중개업소 15곳에는 매매 상황을 묻는 30, 40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주변 아파트 시세는 올해 들어 2000만∼3000만 원 올랐다. 상현동 만현마을 아이파크10단지 전용 84.9m² 매매가는 3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 말 3억2000만 원보다 3000만 원 상승했다.

전날 발표된 부동산 규제 완화책은 이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수도권 주택 시장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재건축 규제완화책은 재건축 단지가 많은 분당이나 수원, 인천 등에도 해당되는 호재라 매매시장 활성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분양가 전매제한 기간 단축은 투자 수요까지 끌어들여 경기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도 숨통이 트이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들썩이는 주된 이유는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2만5648채로 지난해 1월(8457건)보다 203.3% 증가했다. 반면 올해 1월의 전월세 거래량은 6만3407건으로 작년 1월(6만6703건)보다 4.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 일부 단지는 전세가율이 80∼90%대에 육박하고, 디딤돌 대출 등 정부의 주택금융 지원책도 많아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미분양 팔리고 경매시장 북적

지난해 가을까지 세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들도 최근 빠르게 팔려 나가면서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는 2만4760채로 지난해 10월(2만8399채)보다 3639채 줄었다.

경기 김포시 ‘래미안 한강신도시2차’ 김강한 분양소장은 “2012년 3월 분양을 시작한 뒤 지난해 8월까지 미분양률이 30∼40%나 됐지만 지금은 미분양 물량이 10채도 안 남았다”라며 “주변 주요 단지들도 대부분 분양률이 80∼9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경매 응찰자 수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지역 아파트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2월 들어 9.8명으로 2001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용인=김준일 jikim@donga.com / 이원주 기자

최선재 인턴기자 건국대 법학과 4학년
#분양시장#김포#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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