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형 인턴 도입… 70% 이상 정규직 발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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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 대통령 업무보고… 서민 안정 - 비정상의 정상화 초점

박근혜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아 20일 이뤄진 경제부처들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서민 생활안정과 ‘비(非)정상의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갈수록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장기 침체로 허약해진 경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공기업의 방만 경영, 개인정보 유출 등 비정상 관행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눈에 띄게 떨어진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위험요인을 제거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을 위한 추진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 채용형 인턴제 도입해 일자리 창출

기획재정부는 우선 서민 생활안정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채용형 인턴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채용형 인턴으로 일한 취업 희망자들은 인턴 기간이 끝난 뒤 최소 70%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기재부는 올해 한국동서발전(180명)과 한국남동발전(160명), 한국철도공사(135명) 등 12개 공공기관에서 900여 명을 시범 선발한 뒤 채용기관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공기업에 인턴의 2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해왔다.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월세 소득공제도 확대된다. 현재 월세 소득공제는 연 급여소득 5000만 원 이하(부부 합산)인 세입자가 낸 월세액에 대해 연 500만 원 한도로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연소득 5000만 원 이하’ 요건을 완화하거나 소득공제 한도를 500만 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입품 가격 안정을 위해 서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의 수입 가격도 매달 공개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4월부터 청바지, 전기면도기, 가공식품 등 10여 개 공산품의 수입 가격을 먼저 공개하고 단계적으로 품목 수를 늘려 2016년까지 100개 품목의 수입 가격을 공개할 계획이다.

○ ‘컨트롤타워’ 만들어 개인정보 유출 차단

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들도 내놨다. 모든 금융회사의 정보 보안 상황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금융보안 전담기관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에 출범할 예정인 이 기관은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에 흩어진 보안 관련 업무를 통합해 맡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보안 전담기관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나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와 유사한 성격의 정보기술(IT) 보안 담당 공적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수집하는 고객 개인정보도 최소화한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수집하는 고객 개인정보는 30∼50여 개 항목에 이르는데 금융위는 주민등록번호 등 6∼10개 필수정보를 제외한 선택정보를 수집하려면 고객의 확실한 동의를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과거 고객의 개인정보는 거래 종료 후 5년이 지나면 금융회사들이 원칙적으로 모두 삭제하도록 했다.

○ 무분별한 공기업 채권 발행 제한


올해 업무보고에는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한 정책도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우선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공기관 부채가 더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017년까지 84조 원에 이르는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를 절반 이하인 40조 원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공기업들의 무분별한 채권 발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공사채 발행 총량 관리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공기업들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공공사업의 민간 참여도 확대할 방침이다.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신규 고속도로 건설이나 철도 건설,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민간 참여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공기업 부채 감축을 위한 자산 매각 과정에서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해 매각 시기를 분산하고 연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국민 세금으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제값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매각 시기를 조정하고 민간의 원활한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민간 기업의 자산 매각 방법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이상훈 기자

세종=박재명 기자
#대통령 업무보고#기획재정부#채용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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