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못 규제 뽑힌다” 주택시장 화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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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부동산의 봄’]<상>서울 강남발 훈풍, 강북으로


《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남겨진 ‘대못 규제’들을 없애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작된 주택 매매의 증가, 분양시장 활성화도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 것인지 2회 시리즈를 통해 짚어본다. 》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공인중개사 사무실로 미성아파트 전용 105m²짜리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최고가가 8억9000만 원 선이었지만 이달 들어 호가가 9억5000만 원까지 뛰었다”고 안내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개포 2단지 80m² 매매가가 최근 일주일 새 2000만 원이나 뛰었다”며 “재건축 아파트는 다소 비싸더라도 사업성이 확실해질 때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19일 정부가 발표한 규제완화를 계기로 매물을 찾는 문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대통령 업무보고에 담긴 주택 관련 규제완화의 가장 먼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지역이다. 규제완화는 투자수요가 꾸준한 강남권 재건축 사업단지의 사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말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며 뛰기 시작한 강남 지역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활기 띠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들

올해 들어 이달 14일 기준까지 전국 재건축 시장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1.37% 뛰며 지난해 12월(―0.01%)과 1월(0.55%)의 변동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강남 강동 서초 송파 등 강남 4개구의 2월 변동률은 1.54%였으며 이 중 강남구(2.47%)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본보가 부동산114와 공동으로 서울 강남권 일대 공인중개업소 62곳을 대상으로 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올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많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6%)들은 평균 12.5%까지, ‘조금 오를 것’이라고 답한 사람들(79%)은 평균 5.6%까지 매매가가 오를 것으로 봤다.

19일 발표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로 대형 평형의 비율이 높은 압구정동 대치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조합들의 매수세가 특히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압구정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 평형의 경우 재건축 과정에서 최대 수억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문가 “주택 경기 중장기적으로 안정세” ▼

○ 거래건수 - 경매 낙찰가율 고공행진


강남발 재건축 훈풍은 서울 강북 지역에도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세난으로 인한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거래량과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본보와 부동산114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의 구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강남 3구를 제외한 지역 중 도봉·중·성동·금천·강동구 등 5개 구의 매매가가 0.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1차푸르지오’ 아파트는 지난 한 주 동안 매매가가 500만∼1000만 원 상승했고 성동구 행당동 ‘행당 한진타운’ 아파트 역시 한 주 만에 500만 원 상승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2월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374건)였고 노원구(352건)가 두 번째였다. 강서구와 성북구도 나란히 200건 이상의 주택 거래가 이뤄지며 이미 지난해 2월 거래량을 훌쩍 넘어섰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선도 지역인 강남권이 오르면 서울의 나머지 지역으로 상승세가 파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수요자가 부담을 느낄 수준으로 전세금이 상승했고 정부가 주택 매매 지원을 해주고 있어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매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살아난 주택 경기가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위축되거나 중산층 붕괴, 대량 실업 등의 돌발 상황이 없는 한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김준일 기자
이원진 인턴기자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최선재 인턴기자 건국대 법학과 4학년
#부동산#주택시장#강남#강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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